북한 시민교육, 언론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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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19세기와 20세기 언론의 발전

북한 시민교육, 언론이란 무엇인가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08-22 17:12

북한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구대학교 선상신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18세기 신문이 유럽과 식민지 미국에서 민주주의의 형성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고 언론의 자유라는 개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19세기와 20세기 언론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을 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언급했듯이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난 미국은 언론의 자유를 마음껏 누렸습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는 권력을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 여전히 명예훼손법으로 강력히 처벌하고 있었지만 미국에는 쟁거 재판 이후 수정헌법 1조에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제정할 수 없었던 만큼 언론을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건국 이래 많은 신문들이 발행되었고 이들이 각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권력을 비판해야 할 신문들이 편을 나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자 독자들은 신문을 외면했습니다.

그러자 신문을 만드는 사업자들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신문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1페니짜리 신문입니다. 1페니짜리 신문라고 하면 우리 돈으로 10원정도에 살 수 있는 아주 값싼 신문을 말합니다.  1페니 신문은 정치적 주장 대신에 범죄 기사와 개인의 추잡한 사랑 이야기 같은 추문 기사를 많이 실었습니다. 이러다보니 1페니 짜리 신문을 만드는 기자들은 살인사건같은 좀 더 자극적인 기사거리를 찾아서  나서게 되는데 이를 선정주의 언론이라고 부르게됩니다. 영어로 엘로우 페이퍼, 엘로우 저널리즘, 이른바 황색 언론이라고도 합니다.

이런 황색 언론, 선정주의 언론이 판을 치던 189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 미국 언론산업을 주도했던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퓰리처상의 주인공인 조셉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라는 사람입니다. 이 두 사람은 서로 누가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를 더 많이 신문에 싣느냐를 놓고 경쟁했는데 이 때문에 신문산업은 크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선정주의 언론에 대한 폐해가 너무 크자 여기에 대한 반성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뉴욕타임스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던 아돌프 옥스라는 사람이 선정주의에 빠진 신문산업을 구하기 위해 불편부당하고 공명정대한 신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때부터 신문들은 당파성을 배제하고 어떤 사실만을 간략하게 전달하는 객관주의언론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다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언론은 정부가 발표하는 대로 소식을 전달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상황을 일일이 취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군대와 정부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신문을 제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군대와 정부가 발표한 사실만을 보도하는 언론의 습성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결과 언론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는 미국과 소련의 양 진영이 대립하면서 이른바 냉전시대가 시작됩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들은 이 역사를 어떻게 배우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은, 당시 세계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공산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소련이 맞서면서 세계 여러 군데에서 충돌이 발생했던 시절입니다. 대한민국과 북한이 총부리를 겨누고 전쟁을 한 시기도 이때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는 공산당의 존재는 과거 역적이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950년 2월 미국 상원의원인 매카시라는 사람이 연설을 하면서 “미 국무성안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들이 있다”고 폭탄발언을 하게 됩니다.

이 내용을 언론들이 보도하면서 미국에는 대대적인 공산주의자 숙청작업이 벌어졌는데, 사실은 매카시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매카시가 연설을 하면서 공산주의자 명단이라면서 들고 흔들었던 서류는 공산주의자 명단이 아니라 제임스 번스 국무장관이 한 하원의원에게 국무부 직원들의 직무평가를 한 결과를 설명한 편지였습니다.

만약 언론인들이 메카시가 주장한 내용을 듣고 그 서류를 확인만 했다면 매카시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그것을 확인하지 않아서 멀쩡한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서 숙청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서 언론은 정부나 힘 있는 사람들이 발표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 적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고 이제는  힘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도 그대로 받아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요즈음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취재해서 보도하는 이른바 탐사보도를 하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언론이 이런 잘못들을 저지른 예가 많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 남북한이 체제경쟁을 벌일 당시 우리 언론들도 멀쩡한 사람을 공산주의자라고 발표하는 정부 당국의 말만 믿고 진실과는 관계없이 특정인을 매도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인들은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언론이 발전해온 역사를 살펴보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언론이 권력과 힘 있는 사람들은 비판하는 전통을 뿌리 내리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살고 계신 북한 땅에도 인민재판이니 자아비판이니 하면서 사람들은 마구 숙청하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그런 것들이 정확한 사실과 정당한 이유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 어떤 이유로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남이 함부로 뺏을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정확한 사실에 기초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고 사명입니다.  여러분께서 접하고 있는 신문과 방송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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