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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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北)으로 끌려간 탈북 고아 9명의 운명

서울에서 보내는 편지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5-30 18:36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국으로 가려고 했던 꽃제비 출신 탈북자 9명이 라오스에서 체포돼 그제(28) 북으로 끌려갔습니다. 나이는 15살부터 23살까지라고 하니 아직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을 북한으로 끌고 가는 과정은 그동안 조선 당국이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라오스 정부를 설득해서 아이들을 빼돌렸고 감시를 위해 요원 9명까지 붙였다고 합니다. 꽃제비 아이들이 거리를 떠돌고 있을 땐 쳐다보지도 않던 북한 당국이, 이들을 처벌하기 위해서 비행기까지 동원해 단 하루만에 평양으로 실어갔습니다. 


흡사 군사작전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꽃제비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요란을 떨었을까요? 일각에서는 아이들 중에 북한 당국이 납치한 일본 여성의 아들이 있어서 그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납치된 일본인 여성의 자식이 그 실상을 증언할 경우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모든 힘을 기울여 탈북자 9명을 끌고 갔다는 겁니다.


사실이 무엇이든 핵심은 조선 당국이 살기 위해 라오스까지 간 꽃제비 아이들을 도망친 노비를 끌고 가듯 체포해 갔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김정일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강제로 끌려갔는지 모릅니다. 3국에서 떠돌고 있는 탈북자들 중에는 다시 북으로 송환될 것이 두려워, 흉기나 독약을 품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돌아가서 가혹한 처벌이 받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북으로 끌려가는 길은 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두려울 것 같습니다. 자기 꿈을 위해 한창 공부하고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왜 그런 고통과 두려움을 감당해야 하는 건지, 나는 이렇게 서울에서 변함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북녘의 아이들은 왜 그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마음이 아려옵니다.


라오스에서 북으로 끌려간 아이들의 사연이야 알 길은 없지만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가족이 해체됐거나, 부모들이 굶어 죽어서 꽃제비로 떠돌았을지도 모릅니다. 식량을 구하러 다니다가 결국 강을 건너 중국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한국에 가면 더는 굶주리지 않고, 자유롭게 살수 있다는 말을 듣고 목숨을 걸고 한국행을 선택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서울에서 만났던 꽃제비 출신 철민이도 그런 아이였습니다.


철민이는 12살에 식구들과 헤어져 북한에서 7년간을 꽃제비로 떠돌았습니다. 그가 꽃제비가 된 것은 90년대 중반 최악의 식량난 때문이었습니다. 수없이 사람들이 굶어죽어가고 있을 때 철민이의 엄마와 누나는 식량을 구해오겠다며 북.중 국경쪽으로 갔다가 인신매매에 걸려 중국으로 팔려가고 말았습니다. 철민이는 그것도 모른 채 집에서 한없이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배가 고프면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나가 식량과 바꿔 먹었고, 팔 수 있는 물건이 동나자 그때부터 꽃제비로 떠돌았다고 합니다.


철민이는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철민이를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거리를 떠돌다가 안전원(경찰)의 단속에 걸려 참 많이도 맞았습니다. 언젠가는 분주소(파출소)에 끌려가 수갑에 묶인 채 구타를 당하기도 했고, 막대로 손등을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들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맞는 것보다 철민이가 가장 두려웠던 건 9.27상무라는 꽃제비 수용소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얼마 안 되는 식량을 놓고 싸움을 벌였고, 약한 아이들은 영양실조로 굶어 죽었습니다. 맞아죽거나 굶어죽은 아이들의 시체를 치우는 건 고정생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아이들의 몫이었습니다. 철민이도 고정생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의 시체를 많이 치웠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저에게 하면서 철민이의 눈동자가 떨리던 걸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바로 이런 집단입니다. 북한 내에서 떠돌아다닌다는 이유만으로도 아이들을 무자비하게 처벌하는 나라가, 한국으로 가겠다며 라오스까지 간 아이들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시범을 보인다며 공개처형을 할 수도 있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당하는 정치범수용소에 끌고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잔인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력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9명의 아이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만약 처벌을 한다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는 각오로 지켜보겠습니다. 나만이 아니라 세계의 양심들이 라오스에서 끌려간 9명의 아이들을 주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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