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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랑하는 언니에게

노래실은 편지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3-25 18:01

헤어진 지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네요. 이젠 언니의 모습도 많이 변했겠지요. 많이 그립고 너무나도 보고 싶어요. 창밖에선 비가 억수로 내리는데 이 마음은 창가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오늘도 두고 온 고향생각, 언니의 생각에 흐르는 눈물을 그저 빗물에 씻겨 흘려보냅니다.


나에겐 엄마와도 같았던 언니, 지금쯤 무얼 하고 계실까, 너무 너무 보고 싶고 한달음에 달려가 정든 그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꿈에서도 잊어 본 적 없는 내 고향. 태를 묻고 자란 고향이기에 너무나도 그립고 밟아보고 싶은 고향 땅입니다.


지금도 생각나요. 집 앞 십 미터가 넘는 우물가에서. 깔깔 거리며 웃고 떠들며 두레박질 승벽내기 하면서 물을 퍼 올리던 수다쟁이 아줌마들의 모습들, 집집마다 모기 때문에 모기쑥불 태우며 된장국, 호박국 구수한 냄새 퐁기던 시골 마을 풍경, 봄이면 흐드러지던 연분홍빛 진달래 향기.... 이제는 그 땅을 언제면 밟아볼까요. 그리운 언니의 정든 그 품에 언제 안길 수나 있을까요.


언니도 이제는 머리에 흰 서리가 내렸겠지요? 언니 혹시 생각나세요? 나에게 북한의 기성복 옷이 한 벌 있었지요. 한참 유행이라 언니가 나에게 유진아 네 기성복 나에게 좀 주렴하던 일을... 그때 난 언니 나도 옷이 없는데 언니 주면 어떻게 해하면서 주지 않았지요. 그깟 옷 왜 기꺼이 내주지 못했는지...... 이제는 그 기억도 쓰라리고 아픈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이제는 남쪽 땅에 온 지도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고향이 너무 그립고 언니 생각에 잠이 제대로 안와요. 여기 남쪽은 사시장철 싱싱하고 푸른 모든 것을 마음껏 누리며 살고 있는데, 언니가 살고 있는 북쪽은 암흑의 세상이나 마찬가지잖아요, 항상 허덕이는 배를 움켜쥐고 하루하루 때거리 걱정, 래일은 무얼 먹고 살까, 모레는 무얼 먹고 살까...... 웃음조차 잃어 버린지 오랩니다.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성하지 못한 내가 이곳 남한에 와 자식들을 낳고 키우노라니 아픈 나를 안고 눈물만 삼키시던 부모님 생각이 더 납니다. 우리 같은 평 백성은 함부로 가지도 못하는 평양연구소병원까지 가서 나를 입원시키고 수술도 시켜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성을 붓고 딸의 기쁨과 행복을 찾아주려는 부모님의 정성스런 그 마음을 그 어데 비길 수가 있겠습니까. 딸의 고통과 아픔을 나 몰래 숨어서 울고, 아픈 다리 때문에 상처를 받을까 봐 많이 울었던 엄마의 모습이 사무칩니다.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실 줄 누가 알았겠어요.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단 한번 만이라도 볼 수가 있었으면 한이 없겠습니다.


언니, 여기 남쪽은 비행기 타고 싶으면 비행기 타고, 자가용 택시 타고 싶으면 타고, 배타고 싶으면 타고 모든 행복 누리며 살아가지요. 평 백성들은 굶거나 말거나 제 배때기만 채우면서 도발 책동만 일삼는 썩어빠진 독재정권의 정치와는 너무 다릅니다. 전 그런 독재정권이 어서 무너지고 하루 빨리 통일하여 북과 남이 서로 합쳐 잘 살 수 있기를 비는 마음 간절합니다.


언니, 저는 모자람 없는 이곳에서 언니를 다시 만날 날을 손꼽으며 삽니다. 여린 마음을 굳게 다지면서 언젠가 언니와 함께 웃고 떠들고 장난치며 옛말하면서 살 그날을 그리며 삽니다. 언니도 통일의 그 날까지 부디 건강하시고 굳세게 살아주세요. 언니를 언제나 사랑합니다.


 CM1 빅마마_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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