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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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카드
남: 네. 이번에는 수련동무의 남조선 생활기 시간입니다. 수련동무 오늘 주제가 뭐죠?
여: 오늘은 ‘프랑카드’입니다.
남: 네 이 프랑카드란 게 기다란 천에 구호를 적어서 거리에 걸어놓는 것을 말하는데요, 남한에는 이런 게 참 많습니다. 그럼 수련동무의 생활기 시작합니다.
(음악 UP/DOWN)
부산에서 오래 만에 하나원 동기 영애가 올라왔다. 저번에는 KTX급행렬차를 타고 왔었는데 오늘은 남자친구랑 함께 자가용차를 척 타고 왔다.
몇 달 전부터 여기 남조선 청년과 사귄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오늘 같이 올라와서 정말 반가웠다. 영애의 남친은 키도 크고 잘 생겼다. 예쁘장한 영애랑 딱 어울리는 게 정말 남남북녀를 실감하는 것 같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저녁식사 하러 가기 위해 차에 타려는데, 영애남친이 앞장서더니 차문을 척 열어준다.
갑작스런 상황에 어쩔바를 몰라하는데, 영애는 익숙됐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차안으로 휙~ 들어갔다. 주춤거리다 영애 뒤를 따라 들어가 앉으니 차문까지 철컥 닫아주기까지~~
정임; 어머머머~ 웬일이야?! 신기해 어쩔줄 몰라하는 날 보고 영애는 희뜩해서 웃기만 한다.
영애; 나도 첨엔 얼마나 어색했는지 아니? 이젠 뭐 별일두 아니야, 알구 보니 남한 사람들은 여자들한테 다 그렇게 친절하데~
정말, 내 아직 반생도 못살았지만 세상 오래살구 볼 판이다. 어떻게 여자가 남자에게 그런 대접을 받는 일이? 가끔 티비 드라마에서 그런 장면이 나오면 영화니까 그런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 당하구 보니 못 먹을 걸 먹은 것처럼 불편했다.
암튼 우리는 랭면집으로 향했다. 영애도 나도 국수를 좋아한다니 그의 남친이 사주겠다며 랭면집으로 차를 몰았다.
저녁 한강바람이 참 시원하다. 오늘은 퇴근시간인데두, 별루 길이 안 막힌다. 차를 타면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오늘따라 쭉 뻗은 강변도로가 기가 막히게 기분을 띄워주었다. 미끄럼을 타는 듯 굴러가는 차창 밖으로 또 한번 대한민국에 사는 행복을 만끽해보았다.
한강변을 벗어나 주택가로 차가 핸들을 돌렸다. 높은 아파트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선 번화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저 멀리 한 아파트 벽에 커다란 프랑카드가 늘어져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이런~ 보기만 해도 무서운 글발이였다.
“누구를 위한 교통정책인가, 주민 고통외면하고 백년된 도로 막는 주택공사는 자폭하라!’ 그 밑에는 폭탄 터지는 그림까지 붙어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