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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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며 사는 삶

내 생애 봄날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12-10 18:19

이제 막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던 3월의 어느 날, 나는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내렸다.
‘내가 정말 한국에 온 것일까. 이게 꿈은 아니겠지?’
아슬아슬했던 고비를 넘으며 국경을 건넜고 중국에서는 모진 고생의 연속이었다. 오직 자유롭게, 사람답게 살고 싶은 마음에 선택한 한국에 도착하고 나니 나 자신이 대견하고 뿌듯하다는 마음마저 들었다. 그렇게 설렌 마음으로 시작한 한국 생활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북한에 있을 땐 그리도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여기 한국에서는 왜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순간순간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한국살이는 처음 내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모든 것이 낯설고 사는 풍습도 너무 달라 어렵고 당황스러웠다. 먼저 말이 그랬다. 같은 조선말인데도 억양도 다르고, 의미도 다르다보니 어디 나가 일을 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처음 일주일동안은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답답한 속도 속이었지만 문득 ‘내가 이러자고 그 어려운 길을 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다잡고 대담하게 부딪쳐 보자고 용기를 냈다.


이리저리 수소문하여 일자리를 부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회사에 취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일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그러나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얼마나 오고 싶었던 한국인데, 살려고 노력하면 복이 오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이겨냈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나니 안정을 찾을 수가 있었다. 회사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양보하는 분위기에서 일했다. 그래서인지 나를 부를 때엔 ‘이금실 여사님’ 하고 불렀다. 북에서는 이 ‘여사님’이라는 칭호를 김정일의 어머니한테나 붙이는 줄 알았지 감히 우리 같은 평백성은 생각이나 해봤는가. 그것뿐 만이 아니다. 고향에서는 타보지 못한 내 승용차를 탈 수 있지, 자기가 일한 만큼 돈도 벌고, 주말이면 가족들이 놀이공원도 가고...... 몸에 설은 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었다.


처음 회사에 출근할 땐, 혹시 북에서 왔다고 하면 회사사람들끼리 뭐라 수근거릴까봐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 동료들 모두 친절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회사에서는 명절이 되면 혹시 고향생각에 울적해 할까봐 견학을 조직해주기도 하고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다. 물론 한국정부에서 탈북자들에게 내어준 집과 무상이나 다름없는 의료보험1종 혜택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 또 하나센터와 구청, 동사무소에서 나와 상담도 해주고 정착에 어려움이 없는지 수시로 살펴주니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내 한국살이에 후회는 없다. 정착에 힘이 되어준 한국정부와 회사, 그리고 동료들, 이웃들. 이들에게 내가 보답하는 길은 지난날을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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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7천 탈북자들의 한국살이 이야기 “내 생애 봄날”, 오늘은 이금실 씨를 전화로 만났습니다.  


CM1 마야_나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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