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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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착 이야기

내 생애 봄날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11-19 18:11

나는 한 가정의 주부로, 두 아이의 엄마로 평범하게 살다 한국에 온 탈북자입니다. 고난의 강행군이 전국을 휩쓸고 굶주림에 시달리던 2006년, 나는 15년의 교사생활을 그만두어야했습니다. 어떻게든 어린 자식들과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억척같이 생활을 꾸려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한국에 먼저 정착한 친구를 따라 나도 남편과 두 딸과 함께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나무 한 그루, 땀 한 방울 보태본 적 없는 우리 가족을 너그러이 받아준 이 나라에 그저 감사합니다. 살아갈 집과 정착금을 지원해주고, 아이들은 무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저와 남편도 무료교육 혜택을 받아 컴퓨터며 각종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학원에 다닐 수 있었고, 대학원공부까지 하였습니다. 딸들에게 가끔 ‘북한이 좋으냐 여기가 좋으냐’ 묻곤 합니다. 그러면 망설임 없이 여기가 좋다고 답합니다. 영원히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배곯지 않고,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게 제일 행복합니다. 학교에서 무상급식은 물론이고, 방학이 되면 방학기간 먹을 우유까지 집으로 배달시켜 줍니다. 북한에서야 우리같은 평백성들이 우유를 먹을 생각이나 해봤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우리 아이들은 우유도 먹기 싫어 안 먹고, 한 알 먹기도 힘들던 귀한 닭알도 먹기 싫다고 안 먹습니다. 공부만 잘 하면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장학금도 받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이 아니겠는지요.


아침 일찍 학교에 가 공부하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강냉이 밥 한술 먹으려고, 죽 한 그릇 먹으려고 그 먼 학교길을 걸어 집에까지 왔다가야 하는 북한의 어린이들. 아무리 공부를 잘 해도 토대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하는 불쌍한 애들. 등뼈가 굳어지기 전부터 농촌지원이며 건설장 지원에 이끌려 다녀야 하는 아이들. 이런 북한의 현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나는 탈북자들을 위한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 있을 때 컴퓨터를 꼭 배우리라 마음을 다졌습니다. 사회에 나온 후 결심 그대로 컴퓨터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한글,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이름도 생소한 프로그램들을 모두 배우고 OA자격증을 1급으로 땄습니다. 전산회계자격증도 1급으로 취득하였고, 지금은 일하면서 세무도 배우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복지사 공부도 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다음 목표로는 직업상담사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북한에서는 하루 벌어 한 끼 먹기도 바쁘다 보니 한창 배울 나이의 아이들마저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 한국에서는 60살 넘은 로인도 자기가 원하면 대학교에도 가고 언제든지 배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원하는 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의 나라, 참다운 인권이 보장된 한국이라는 나라가 참 고맙습니다.


남편도 한국에 와서 탈북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무료교육의 혜택아래 열심히 공부하여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금은 전기 기술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300만원이 넘는 임금을 받습니다. 나의 수입과 남편의 수입을 합하면 한국의 평균보다도 높습니다. 내일을 위해 저축까지 하면서 행복하게, 세상에 부러움 없이 살고 있습니다. 구김살 없이 자라는 아이들,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해준 이 나라에 또 한 번 감사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지난 60년간의 분단이 만든 문화적 차이, 제도적 차이 때문에 정착의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센터’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을 비롯해 많은 단체와 기관이 나서서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고 있습니다. 덕분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잘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참 많습니다.


나도 자랑스러운 한국국민으로서 나를 위해, 가정을 위해, 나라를 위해 더 열심히 배우고 일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장차 이 나라를 떠받들고 나갈 미래의 기둥감으로 더 잘 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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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7천 탈북자들의 한국살이 이야기 “내 생애 봄날”, 오늘은 김해연 씨를 전화로 만났습니다.  


CM1 윤형주_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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