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녀맹원의 중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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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한 녀맹원의 중국일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3




6월1일 아동절을 내가 일하는 집 식구들과 함께 보낸 적이 있다. 아동절에는 가족끼리 놀러가거나 식당에 가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사 먹는데, 내가 일하는 집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딸 혜미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기로 했다. 나는 혜미엄마랑 김밥을 싸고, 간식을 준비하느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지막으로 물을 싸기 위해서 물통을 찾았다. 그런데 혜미 엄마가 ‘물은 가서 사 먹어도 된다’면서 마실 것은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물을 사 먹다니, 난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을 나섰다.



아직 초여름이라고는 하지만 날씨가 몹시 더웠다. 놀이공원에 도착하니 벌써 목이 말랐다. 그런데 혜미 엄마의 말대로 마실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공원의 입구부터 각종 음료수를 파는 매대가 여러개 있었기 때문이었다. 혜미는 물대신 좋아하는 콜라를 집어들고, 나는 생수 한 병을 골랐다. 언젠가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물까지 사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중국에 나와서 생수병을 쥐어보니 새삼 궁금증이 일었다. 나는 혜미엄마에게 슬그머니 물어보았다.



중국 사람들이 생수를 먹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샘물을 정제해서 끓이지 않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고, 또 끓이지 않은 생수는 몸에 좋은 성분이 파괴되지 않아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생수보급도 빠르게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은 생산지역의 이름을 딴 생수제품이 여러 개 생겼다. 물도 음료수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먹는 세상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생수 가격이 싸고 또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인민들은 물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돗물이 안 나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수돗물은, 마시는 것보다는 몸을 씻거나 설거지를 하는 물로 점차 생각이 바뀌고 있다.



중국 인민들이 이렇게 물을 쓰고 있다고 하면 아마 조선 사람들은 깜짝 놀랄 것이다. 조선에서는 식량 고생 못지않게 물고생도 심하기 때문이다. 아빠트의 4층에만 살아도 전기부족으로 물압력이 닿지 못해 자주 1층으로 내려가 물을 받아와야 한다. 주인집의 눈치를 보면서 길게 줄을 선채 물을 길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를 것이다.



그나마 1층마저도 물이 안 나올 때면 강에 나가 뿌연 흙탕물이라도 길어 먹어야 한다. 그럴 때면 거리에는 온통 물통을 실은 구루마로 가득찬다. 아버지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어린 자식들이 밀고 가는데, 울퉁불퉁한 길로 구루마를 끌고 가노라면 물통의 물이 철렁거려 아이들의 옷을 다 적시고 만다.

그런 광경을 보고 있자면 가엾고 불쌍해서 눈물이 났는데, 여기와서 그때를 생각하니 정말이지 가슴이 미어진다. 할 수만 있다면 공원매대에 있는 생수를 모두 모아다가 내 고향 집집마다 놓아주고 싶다.



- 오늘은 ‘음료수’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값싸고 좋은 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중국. 물공급 하나 제대로 하지못해서 인민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북조선. 똑같이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나라가 왜 이다지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요? 그것은 개혁개방을 선택했는가 거부했는가의 결과일 것입니다.



한 녀맹원의 중국체험기,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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