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녀맹원의 중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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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입는 문제

한 녀맹원의 중국일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3




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벌써 녀자들의 옷차림은 달라지고 있다. 봄은 녀자의 계절이라고 하더니 저마다 좋아하는 옷을 뽐내며 거리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나풀거리는 실크치마를 입은 처녀도 보였고, 착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은 처녀도 보였다. 바지나 치마의 모양과 색깔이 저마다 달라서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머리 모양이며 목걸이, 귀걸이도 똑 같은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도 처녀 시절이 있었지만 이렇게 중국 처녀들처럼 마음껏 멋을 내보지는 못했다. 고난의 행군 때 처녀 시절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외모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다. 나라고 왜 예쁘고 좋은 옷에 눈이 가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녀자로서의 욕심을 포기하도록 했다.



설령 고난의 행군 시절이 아니였다고 해도 중국 처녀들처럼 꾸미고 다니지는 못했을 것이다. 조선에서는 치마를 입지 않는다고 단속하고, 바지 통이 좁으면 좁다고, 넓으면 넓다고 단속한다. 또 바지에 무늬가 있으면 꽃바지라고 단속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인민들이 입는다는 그 흔한 청바지도 ‘자본주의 날라리 풍’이라며 단속의 대상이다. 그러다나니 색다른 옷을 입을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더구나 생산되는 옷 가지수도 적다 보니, 조선 사람들의 옷차림은 대개 비슷비슷하다.



처음에 중국에 나왔을 때, 나는 조선에서 입은 옷 그대로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삼촌 엄마가 “젊은 사람이 옷이 그게 뭐냐”며 장마당으로 나를 데리고 가셨다. 옷이 좋고 나쁜 것을 떠나 그 나이에는 어울리는 옷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옷가게를 가보니 내 또래의 녀자들이 즐겨 입는다는 옷이 많았다. 물론 내가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모양과 색깔의 옷이었다. 삼촌 엄마는 옷 몇 개를 입어보라고 하더니 나한테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셨다. 장마당에서 파는 옷이라 중국에서는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라고 했지만 모양이나 색깔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날밤 방안에서 선물로 받은 옷과 내가 조선에서 입고 온 옷을 펼쳐놓은 채 한참을 바라봤다. 꼭 좋은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 또 분수에 넘치게 사치스러운 옷을 입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자기가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유만은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참 별것도 아닌데, 왜 중국은 되고 조선은 안 되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 꿈 속에서 예쁘게 새 옷을 차려 입고, 양손에 먹을 것을 잔뜩 싸들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동네 어귀에 나온 가족들이 나를 둘러싸고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이 꿈이 현실이었으면.... 나는 잠이 깨어서도 오래도록 눈을 감고 있었다.



- 오늘은 중국의 입는 문제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의식주라고 말하는데, 조선에서는 먹는 문제가 절박하기 때문에 식의주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조선 사람들은 이 식의주 문제를 흰쌀밥에 돼지고기 국,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사는 것이라고 말을 하는데, 21세기 되어서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를 강성대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 녀맹원의 중국 체험기,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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