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녀맹원의 중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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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장마당

한 녀맹원의 중국일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3




삼촌 엄마가 이번 주말에는 A시장에 같이 나가보자고 했다. 나는 뛸 듯이 기뻤다. 규모가 크고 물건이 많기로 소문난 A시장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중국말도 모르고 지리도 모르는 터라, 지금까지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주말이 됐고 등산 가는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삼촌 엄마를 따라 나섰다. A시장이 시내 중심지에 있어서 고층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는 번화한 거리를 여러 개 지나쳤는데, 거리마다 뻐스며, 승용차, 택시들이 끊이지 않고 달려서 정신이 얼떨떨할 정도였다.



멀리 A시장이라고 쓴 중국글자가 보였다. 한눈에 보아도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나는 순간 멍해졌다. 조선말로 노래가 나오고 있었는데 조선풍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보고 삼촌 엄마가 웃으시며 “이건 한국노래야, 여기 사람들두 한국노래라면 오금을 못 쓴단다,”라고 귀띔해주셨다. “내 사랑 그대여”라는 노래였는데 너무나 듣기가 좋아서 속으로 가사를 새기며 들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서 내 눈은 더욱 커졌다. 오만가지 상품들이 수많은 매대에 차고 넘쳤다. 갖가지 옷들과 신발, 가전제품과 식품 등이 가득 찬 매대들을 둘러보면서, 중국 인민들의 생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장에 물건이 풍부하다는 것은 그만큼 나라의 생산력이 높고 인민들의 소비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물건도 물건이지만 조선의 장마당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도 눈길을 끌었다. 꽃제비나 날도적놈들이 닥칠까봐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도 없었고, 규찰대와 단속원들이 무서워 매대 밑에 물건을 감추어 놓고 파는 사람도 없었다. 장사꾼들은 친철하게 손님들을 대했고 손님들은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기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고 다녔다.



나도 삼촌 엄마를 따라 이 매대 저 매대 구경했다. 한 매대 앞에 멈춘 삼촌 엄마가 고운 옷 한 벌과 신발을 사주며, 탈의실에서 얼른 갈아입고 나오라고 했다. 나는 성화에 못 이겨 새 옷에 신발을 받쳐 입고 나왔다.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데 삼촌 엄마가 연신 예쁘다고 칭찬해주셨다. 그 말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삼촌 엄마랑 손을 잡고, 간식으로 산 파인애플 조각을 입에 물고서,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느긋하게 시장 구경을 했다. 어딜 가도 자유와 생기가 넘쳤다. 생각해보니 조선에서는 가족과 함께 이렇게 장마당을 걸어본 적이 없었다. 마음 편하게 장사를 해 본적도 없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피타는 경쟁을 해야 하고, 그렇게 죽을내기로 살아도 늘 허기진 배를 움켜쥐어야 한다. 언제쯤 내 고향 사람들은 그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오늘은 중국의 시장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정춘실 녀성은 “물질생활이 보장되여야 백성들의 생활이 평화롭고 더욱더 윤택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였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북조선의 통치자는 물질생활을 보장하기는 커녕 장사도 못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배급을 줄 능력이 없으면 벌어먹고 살 자유만이라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한 녀맹원의 중국 체험기,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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