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개혁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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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김책제철연합기업소 용광로가 다시 활활 타오르는 그날

북한개혁 어떻게 할까요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8-01-16 19:34


북한개혁 어떻게 할까요 - 7회

지난날 북한 청진에서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 실험실 분석공으로 일하다 지금은 한국 서울에 정착한 김명희씨 모시고 이야기 나눕니다. 

1. 김명희씨 안녕하세요? 북한에 계실 때 어떤 일을 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태어났고 함경북도에 제1급 기업소인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 분석공으로 일하다 이곳에 왔습니다. 

_ 실험실 분석공으로 일하셨군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직하신건가요, 아니면 전문학교나 대학을 졸업하고 배치를 받은 건가요?

제가 1989년도에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 운영하는 기능양성학교에서 2년간 분석과를 공부했어요. 거기를 졸업하고 이후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시험직장이라고 하는, 지금으로 말하면 실험실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배치돼 결혼전까지 일 했습니다.

_ 일한 기간이 얼마나 되는 건가요?

1989년도에 (학교) 졸업을 했으니까 10년은 안되고 8년 정도 됐죠.

2. 김책제철연합기업소라면 청진에서만이 아니라 함경북도 전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기업소라 할만 하지 않습니까? 

김책제철연합기업소라고 하면 북한에서 알아주는 일급 기업소이자 함경북도에서는 기본 중추이자 동력이라고 생각하죠. 당시에는 그런데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 일하는 걸 긍지스럽게 여기기도 했죠.

_ 이름이 ‘연합’기업소이지 않습니까? 그 이유가 다른 여러 기업소들이 그곳에 관련돼 있기 때문인가요?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있는지?

먼저 무산광산에서 나오는 원자재인 정강이라 하는 재료를 가지고 제철소가 돌아가는 건데요, (그 안에 많은 기업소들이) 연계되어 있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무산광산에서 나온 원재료를 제철소 용광로에서 구워 강철로 만드는 공정이 연계가 되어 있고, 여기에 속해있는 각계 기업소들이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여있는 것이죠.
 
3. 거기서 분석일을 맡으셨다고, 어떤 분석을 맡으셨어요?

기본 철 분석을 맡았습니다. 정강이 무산에서 들어오면 바로 침전을 시켰다가 그 안에 들어 있는 성분이 어떻게 되는지, 망간이나 칼슘을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 분석해 용광로 쪽에 알려줘요. 그럼 용광로쪽에서 어느 정도 더 섞어야 상품이 되는지 봐서 작업을 하죠. 그러니까 분석실은 매 기업소마다 다 들어가 있다고 보면 돼요. 초기 분석작업을 해서 (원자제 성분) 데이터가 나와야 하고 나중에 철이 완성되면 특수강 분석, 철분석 등 최종 결과까지 나와야 완성 제품으로 나갈수 있기 때문이죠.  

_ 분석일을 하셨으니 북에서 생산되는 원료, 철 함량이 얼마나 높은지 질에 대해 잘 아시겠군요.

그렇죠. 무산에서 철광이 여러 방법으로 들어옵니다. 길이 워낙 길기 때문에 관을 이용한 수로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고 화차로 옮겨지는 경우도 있고요. 분석 업무량이 많아서, 한 교대에 8시간씩 일하는데 분석을 3차례 합니다. 3차 분석까지 해서 1~3차 표준을 내죠. 무산광산에서 나온 정강 100g을 가지고 표준분석을 내게 되면 철 함유량이 거의 50%가 넘어요. 그리고 그 안에 철만 있는게 아니고 다른 좋은 성분인 칼슘도 있거든요. 정강에 있어 철 함유량이 50%가 넘는다는건 굉장히 질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진짜 높을때는 70%까지 갈 때도 있고요. 원료 자체로 정말 좋은 정강이 무산에서 나오는데 그걸 (중국에) 헐값에 팔아버리는게 참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4. 8년 간 일할 당시 생산량이 늘어났나요?

제가 회사에 배치돼 있을 당시만 해도 나름 공장이 잘 돌아간다고 봤거든요. 제가 결혼한 이후 즈음, (그보다 조금 앞선) 1994년 김일성 서거한 이후로 생산이 줄어들었어요. 다른 (생산) 부분도 다 딸리게 되면서 (상황이 악화됐고) 또 정강을 중국에 팔더라고요. 당시 기업소에 용광로 3개가 있었는데 다 돌아가지 못하고 하나만 간신히 돌아가고 있었죠.

_ 생산량이 줄어들었다면 그 전과 대비해 얼마나 감소했다고 보면 될까요? 

크게 보면 10분의 1정도 줄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_ 당시 정상적으로 들어오던 정강 양이 줄어든 이유에는 제철소 내부적 요인이 있었던 건가요? 

그렇죠. 당시 전기사정이 워낙 긴장해지다 보니 철을 만들려면 고열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부터 어려웠어요.) 용광로를 돌리려면 콕스라는 수입품이 필요한데, 수입량이 워낙 적다 보니 고열을 내지 못하죠. 열이 약하면 철이 제대로 구워지지 못해 특수강 생산도 자연 어려워지는 것이고요. 그러다보니 점점 모든게 다 달리게(부족하게) 되죠. 식량도 모자르고 인원도 적고, 자재도 없고. 그런데다 용광로도 하나만 도니까 정강을 많이 줘봐야 생산이 안되는거죠. 그러니 콕스도 들여와 남아 돌고 있으면 노동자들이 빼가고. 

제일 중요한 건 무산광산에서 정강을 생산해 제철소로 보내지 않고 (중국에) 다 팔아 버리더라고요. 기업소에 있는 용광로 중 하나만 겨우 돌고 있는데, 명색뿐이에요. 기업소를 없앨 수 없으니... 그 좋은 정강을 중국에 다 수출하더라고요. 제가 2006년 중국을 넘어 올 당시에도 중국으로 정강이 나가는 걸 직접 봤어요. 제가 사실 (정강을 싣고 나르는) 그 차를 타고 무산으로 들어왔거든요. 

_ 그럼 지금은 기업소 사정이 더 어려워졌을거라고 봐야겠군요. 당시 정강 양이 10분의 1까지 줄어드는 걸 보고 나왔다고 했는데, 그럼 기업소 노동자들 중 상당 부분이 시장 등으로 빠져나갔겠군요?

그렇죠, 거의 태반이 빠져나갔다고 보면 돼요.국가에서 배급을 안해주니 일할 수도 없는거죠. 기본 먹을게 해결되지 않으니까요. 1996년, 97년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주민들도) 이제 자립이 생겼어요. 이제는 ‘나 하나만, 가족만은 살려야겠다’하는 개인주의도 많이 생겨났고. 지금은 국가에서 더이상 배급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시장에서 장사해 먹고 살고 있고, 자그마하게 돌아가는 회사에서나마 (노동자들에게) 조금씩 배급을 주는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 들어보니 연합기업소 상태가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시점에 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김책제철연합기업소라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라의 기둥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상당한 돈을 들여서라도 정상으로 돌이킬 만한 그런 곳이지 않나요?

몇십 년 전 일이지만, 당시 제가 일했던 공장 길이나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요. 저도 애착이 많았던 곳입니다. 제가 20대를 보낸 뜻깊은 회사이죠. 그걸 다 떠나서, 일단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예전 1980년대에 강철을 150만톤 가량 생산했던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엄청났죠. 용광로에 불길이 한시도 멈춰서는 안된다는 방침이 있을 정도로요.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나중에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곳으로 생각해요. 

그런데 북한 당국이 (이런 신경써야 할 곳에) 신경 안쓰고, 군수나 이런 데에 모든 신경을 쓰고 있으니... 제철소 노동자들을 안하무인 식으로 대하는 거 같아요. 간부들도 윗사람들에게 아래 상태를 보이고 싶지 않아서 다 허위보고를 하고 있고요. 최근에 듣기로, 예전에 현지지도를 많이 나왔던 기업소인데 요즘에는 현지지도 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게 까마득하다 하더라고요.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그 자체로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살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철이라는게 여러모로 많이 쓰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당국이 바뀌지 않는한 현 상태가 바뀌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6. 김책제철연합기업소를 정상으로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워낙 큰 일류 기업소이기 때문에 제 개인적 의견으로 방안을 이야기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회사는 개인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작은 회사들이 많이 있죠. 이런 곳은 개인 사장이 어떻게 해볼 수도 있겠지만 김책제철연합기업소 같은 경우는 개인이 목소리를 내거나 개인 자산을 판다고 해결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_ 개인이 할 수 없다면 다른 어떤 방안이 있다고 보시나요?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워낙 종사자도 많고 하는 일도 다 연결 공정으로 되어있는 순환 공정인데, 이걸 개인이 뭘 어떻게 한다 해서 할 수 있는게 아니고요. 당국 자체가 여기에 신경을 덜 쓰고 있고, 간부들도 위에다 잘 돌아간다고 형식적 허위보고를 하고 있어요. 밑에 있는 종사자들도 이제 많이 없기도 하지만 원자재도 없으니 일자체를 할 수가 없는 실정이에요. 이 원인을 보면 무산광산에서 정강을 그대로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거든요. 

예전에는 무산광산에서 정강을 캐면 김책제철연합기업소로 관을 이용한 수로나 기차를 이용해 실어 나르던 것이, 이제는 관도 쓸 수 없는 불량한 상태이고. (이런 상태의 근본 원인이) 당국이 (기업소를 정상 가동해) 철을 뽑는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거에요. 왜냐. 쉬운 방법으로 중국에 빨리 팔아서 자기네 몫을 챙기기 바쁜거죠. 그 돈을 인민생활에 얼마나 돌리는지는 모르겠어요, 다 중앙 당자금으로 들어가는 것이겠죠. 그 숱한 정강을 중국에 헐값에 주다보니... 인민들 생활하려면 정강을 구워 좋은 제품으로 팔아 수출 이익이 봐야하는데 여기엔 관심이 없고 빠른 시간 안에 쉬운 방법으로 정강을 팔아 자기네 사리사욕 챙기기에 바쁜것이죠. 

좋은 원자재가 북한 땅에 아무리 많이 매장돼 있다 한들, 이런 원자재를 중국에 헐값에 파는 건 악순환이라고 봐요.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북한에서 중요한 기업소인데 그런 기업소가 멈춰 있는 것도 안타깝지만 당국이 원자재를 팔아 다른 데에만 돈을 쓰고 있으니 참 안타깝죠.  

_ 이번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자원을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하라고 말했는데요. 조금전 김명희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게 바로 방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에 기업소를 활성화해서 국가에서 배급도 주고 월급도 주겠다 하면 기업소를 떠난 종업원들이 돌아올까요?

그럼요. 기본 배급이 해결되면 그 곳 종업원들 굳이 돌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 사람들 매일 이밥에 돼지고기 먹겠다는거 아니거든요. 옛날에 김일성이 이밥에 고깃국 먹이겠다고 신년사 때마다 했는데 그 동안 해결된 적이 있나요? 인민들이 하도 고난을 겪다보니 (돌아섰던 마음이) 한번에 돌아오기는 어려울 듯 해요. ‘내가 자립자족 할 수 있으니 저 기업소 없이도 산다’하는 생각이 인민들에게 있는 상태거든요. 그러나 일터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체제가 정상이 된다면 안돌아올 사람이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시간에는 1990년대에 7년 간 북한 청진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 실험실 분석공으로 일했던 김명희씨 모시고 김책제철연합기업소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개혁방안을 들어봤습니다. 함께해 주신 김명희씨 감사합니다.   

언젠가, 북한의 질좋은 원자재를 그대로 해외에 헐값에 파는 행위를 그만두고 금속가공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김책제철연합기업소가 정상 가동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하며 오늘 북한개혁 어떻게 할까요 마칩니다. 지금까지 리광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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