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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37 - 귀순하는 北 최전방 병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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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8-01-01 14:36


<시즌2> 라지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눈물의 기록, 정의의 기록'
증언 37 - 귀순하는 北 최전방부대 병사 인권

최근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귀순해 오는 북한군 병사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방부대는 출신 성분이 좋은 이들로 우선 배치되기도 하고, 또 전 북한군에서 그나마 보급이 가장 괜찮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이 목숨을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해 오는 데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지, 북측 최전방 민경부대에서 근무하다 귀순한 김수현 씨 모시고 최전방부대의 최근 실태에 관해 이야기 들어봅니다. 

1. 오늘 함께해 주실 김수현 씨 나와 계신데요, 안녕하세요? 청취자 분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2살 김수현 입니다.

2. 북한에서는 어디에 계셨나요?

군 복무를 하기 전에는 평양에서 살았습니다. 군 생활은 17살 때부터 시작했어요. 

_ 21살 때 넘어오셨다고 하니까 한 4년 정도 군 생활을 하신 거군요. 군은 그럼 어느 쪽에서 복무하셨나요?

강원도 1군단에서 생활을 했어요. 최전방이에요. 남쪽과는 강원도 7사단과 맞붙어있어요.

3. 그럼 작년에 군사분계선을 넘어오신 거죠. 그게 몇 월인가요?

9월이요. 가을이죠. 오후 3시쯤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 10시쯤에 한국에 도착했어요. 한 시간이면 갈 거린데, 밤이다 보니 길을 헤매서 많이 걸렸어요. 가다가 너무 힘들고 해서 자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더 오래 걸렸어요.

_ 막 도착했을 때 한국 군인을 만났을 때 그때 기억나십니까? 남측 군인이 뭐라고 하던가요?

기억나요. 한국 군인은 저한테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어요. 정신이 없어서 대답을 제대로 못했어요. 그랬더니 어떻게 왔냐고 또 물어봤어요. 그 군인은 저를 남한 군인으로 봤던 거 같아요. 대답을 잘 못하고 있었는데 5분 뒤에 상황을 파악을 하고 비상이 걸렸었어요. 저는 그때 전투복 그대로 입고 있었어요. 거리가 70m 내지 100m는 됐으니까 (잘 못 알아보고)그랬던 거 같아요.
 
4. 최전선을 지키는 경비대대 민경부대라고 했는데, 출신이나 성분이 나름 좋은 사람들이 배치된다고 하는데 맞나요?

출신성분이 나쁜 사람을 배치하면 그 사람의 조상대로 역적질 할까 해서 걸리는 게 없는 사람을 최전방에 배치하거든요.

_ 수현 씨는 출신 성분이 어땠나요?

저도 걸리지 않을 만큼 좋은 편이었어요. 당 간부라 하기보다는 걸릴만한 나쁜 배경이 없었어요.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다 성분이 좋았어요. 17살까지 할머니가 저를 학교에 보내주며 키워주셨죠. 학교는 금성학원을 3학년까지 다녔어요.

_ 금성학원은 상당히 좋은 성분을 가져야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자신이 재능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으면 들어갈 수 있어요. 제가 3학년 때 까지 수학을 잘해서 들어갈 수 있었어요. 

5. 그런데 후방이라든가 내륙지역의 군부대도 있을 것 같은데 민경부대는 다른 부대에 비해서 보급되는 형편이 나은가요?

민병부대는 다른 부대에 비해서는 한참 낫다고 해야죠. 

_ 그러면 식량 배급이라든가 식사를 얼마나 주고 어떤 반찬을 주는 지 다른 부대랑 어떻게 다른가요?

국가에서 실질적으로 보급되는 것으로 볼 때 실제로는 규정보다는 낮아요. 절반정도예요. 아무부대든 조선인민군은 그냥 다 자르고 해요. 규정에는 800~850g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450g정도 받는 거 같아요. 군인들이 배고프고 그러니까 우스갯소리로 ‘우리 밥 먹었나?’라고 해요. 

_ 그래도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하니까, 부족한 식량을 매꾸기 위해서 다른 것을 먹진 않나요?

2013년도인가 김정은이 방침 같은 걸 내렸거든요. 콩 농사 열풍을 일으켜서 군인들 식사를 보장하라고 했는데, 농사 잘 안되다 보니까 풍족하게 먹을 정도도 생산 못하고 절반은 또 부대지휘관들이나 다루는 사람들이 자르고 했어요. 그래서 실제 먹는 건 농사랑은 차이가 없었어요. 

_ 밖에서 밭을 일궈도, 위에서 다 잘라먹기 때문에 병사들은 그나마도 먹기 힘든 거군요. 혹시 밥을 굶는 경우도 있나요?

밥을 굶는 경우는 없어요. 100g을 먹든 죽을 먹든 먹긴 먹어요. 
 
6. 군복은 일년에 몇벌 정도 지급받나요? 

일 년에 몇 벌이 아니에요. 하복 같은 경우 1년에 한번 받아요. 동복 같은 경우에는 2년에 한 번이에요. 국가에서 나오는 건 제대로 나오는데 거의 군인들이 새 동복을 입고 다니는 걸 보기 힘들어요. 거의 다 터진 옷을 입고 다니죠. 옷이 온전하다 하면 후방일꾼들이나 사택(군관들) 등에서 헌옷이랑 바꿔가는거죠. 

_ 그럼 겨울에는 춥지는 않나요? 

당연히 추워요. 그래도 막을 방법이 없으니까 그냥 견디는 거죠. 죽지 못해 견디는 수준이에요. (난방은) 아침, 점심밥을 한다고 불을 떼도 다 따뜻하지는 못하죠. 따뜻한 곳은 군관들이나 사관들이 눕고 하면 끝이죠. 겨울 되면 가장 무서운 게 추위예요. 

7. 군인에게 월급이 지급되나요?

월급이란 걸 받아 본 기억이 제일 처음뿐이에요. 신병 때 받은 거 이외에 받은 기억이 없어요. 당시 돈으로 50원이었어요. 규정 상으론 (월급 받도록) 돼 있는데, 나오질 않으니 그냥 군대는 그런가 보다 했죠.

8. 전기 같은 건 부대에서 쓸 수 있나요?

전기를 쓸 수는 있는데 제대로 들어오지가 않아요. 최전방이라서 나름 들어오긴 하는데 제대로 들어오는 건 아니에요. 비누 보급은 한 달에 한 번 된다고 하는데 거의 4분의 1을 보급해요. 양말이나 발싸개는 완전 부족한 편이에요. 

9. 그렇게 되면 특히 겨울 같은 경우 잘 먹지도 못하고 제대로 입는 게 부실하면 훈련은 어떻게 하나요? 

훈련은 한다고 하는데 대신 군인들이 너무 힘들고 지치고 그래요. 동상이 나는 경우가 많죠. 사소한 동상은 더욱이요. 치료는 알아서 하는 거예요. (군부대에 병원이 있긴 하지만) 사소한 것까지 그렇게 봐주지 않아요. 큰 동상, 걷지 못할 정도일 때 봐주죠. 치료보단 그냥 참는 거죠. 

_ 식량도 부족하다고 했는데, 혹시 영양실조에 걸리는 병사는 없나요?

있죠. 한 20%는 걸리는 거 같아요. 다른 곳은 더 하고요.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는) 군의소 같은 데를 보내고 심한 경우는 귀소 같은 걸 보내서 보양을 한다고 해요.

10. 전방 부대라 사상교육을 할 거 같은데 하루에 얼마나 받나요?

오전 훈련 들어가기 전 45분, 토요일 같은 경우에는 정치 사학 같은 걸로 오전을 거의 보내요. 김일성, 김정일, 조선노동자 같은 걸 계속해서 얘기하는 거죠. 교육 받을 때는 다 믿었죠. 너무 오래 받아서 이렇게 해야 사는구나 했어요. 

_ 지금 (한국에 온지) 일 년 정도 됐는데 같이 복무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군복무를 하고 있겠군요. 12월인데 지금쯤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12월은 동계 훈련을 하고 있을 거예요. 힘들 때죠.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수현 씨 모시고 최전방 군부대의 최근 실태에 대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2부 -

김수현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에 관한 전문가의 인권법적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정현 교수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늘 증언에서 어떤 인권법적 문제를 이야기해 볼 수 있을까요?

오늘은 약 1년 전인 최근에 남한으로 귀순한 최전방의 평양 출신 성분 좋은 군인들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증언을 들었습니다. 그들마저도 일반 주민이나 후방 군인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낫다 하더라도, 여전히 전반적으로 식량, 의복, 주거 등 적당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제대로 못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적절한 치료 관련해서 건강권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오늘 증언에서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습니다만 다양한 자유권적 인권 침해도 군대 내에서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고요. 오늘 나온 증언의 내용만 보더라도 다양한 사회권적 인권 문제가 북한 군대, 그 중에서도 가장 주요한 최전방 군부대에까지 심각한 상황이다 이렇게 판단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 내 식량부족과 왜곡된 자원 배분의 문제도 있겠으나 중간에서 간부가 부패해 보급품을 빼돌리는 부분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북한 당국은 군부대를 포함 자신의 주민들을 위해 적절한 양의 식량 및 자원을 확보하고 적절히 배분하는 노력과 함께, 중간에 부패로 인해 사회권 침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 최전방부대 병사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처우에 관한 인권법적 측면에 관해 전문가 의견 들어봤습니다. 조정현 교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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