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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고향에 띄우는 편지ㅣ정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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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20-10-01 16:21

보고 싶고 그리운 어머니에게

어머니, 저 막내입니다. 잘 지내세요? 아무 일 없이 무탈하신가요?

어머니 년 세 이젠 80을 바라보고 계신데 모쪼록 매사에 주의하시고 특히 추운 겨울 눈이 올 땐 밖에 나가지 마시고 집에 계세요.

어머니! 언니네 식구들은 잘 지내는지요? 조카들은 이제 군대 나갔겠죠?

둘째 조카 아장아장 걸을 때 집을 떠났는데, 이젠 늠름한 총각이 되었겠으니, 그 모습이 너무 너무 보고 싶네요.

가끔 고향 소식이 티비에서 나올 때면 화면 속에 나오는 사람들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총 메고 변방을 지키는 군인들 중 행여 우리 조카 있지 않을까, 특히나 장마당 영상이 나올 땐 장사군들이나 물건 사는 사람들 속에

혹시라도 우리 어머니 모습 잠깐이라도 스쳐지나가지 않을까, 애타게 찾아 헤매기도 합니다,

어머니, 이 막내 딸의 나이도 어느 덧 50을 바라보고 있네요. 철없던 시절 어머니, 아버지 속 썩이며 지나온 세월이 아쉽고 평생 죄책감으로 삽니다.

일찍 그렇게 부모님 곁을 떠날 줄 알았더라면 이렇게 몇 십년 세월을 못보고 살 줄 알았더라도 저 그렇게 철없이 굴었을까요?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날 내 손을 잡아주시던 아버지의 손이 그렇게 차가운 얼음장이었다는 걸 느꼈을 때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맛난 음식은 대접 못해도 이제부턴 모진 말만은 하지 말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린 뒤였습니다.

다음 날 돌아가신 아빠의 차디찬 손을 잡고 목 놓아 울어봐야 이미 난 불효자식이 되어버렸으니 그 죄가 너무 커서 죽을 때까지도 난 죄책감으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얼마나 고생 많으십니까, 어머니한테도 너무너무 죄가 많은 자식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 죄를 씻을 수 있을까요,

그 죄가 너무 커서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 이 딸은 그저 어머니 건강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멀리서 볼 수 없는 어머니를 애타게 그리며.. 부디 몸 건강히 건재하시어 꼭 살아서 우리 만나요.

다시 만날 그날까지 어머니, 부디 부디 안녕히 계십시오.


서울에서 막내딸 올립니다.


*정수련씨가 부르는 노래편지 ㅣ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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