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집사용허가증이 아닌 살림집소유증으로 바꿔야

등록일 2019.08.09
살림집사용허가증이 아닌 살림집소유증으로 바꿔야

북한당국이 삼지연군 읍 지구에 건설하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선 분양권을 북한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데일리NK가 7일 보도했습니다. “철거대상 주민들과 제대군인들을 비롯한 당국의 인사 조치로 이주해온 주민들에 대한 아파트 공급은 7월말까지 이미 마친 상태”지만 지금 새로 짓는 아파트는 개인에게 판매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 기초공사와 벽체까지만 세워놓은 상태에서 중국 돈 4000원(한화 약 68만 원)을 받고 판매를 한 다음에 받은 돈으로 자재를 구입해 집을 마저 건설해준다’는 계획을 세우고 분양권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는 공짜로 받고, 누구는 돈을 내고 사야해서,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다름 아닌 당 창건 75돌인 내년 10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때문입니다. 공사 기한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엔 대북제재 여파에 의한 외화 부족으로 건설자재 확보가 어려워졌고, 아파트 선 분양을 통해서라도 자재를 확보하고자 이런 방식을 택한 겁니다. 평양 려명거리, 과학자 거리 살림집을 지을 때도 이런 방식으로 부족한 건설비를 충당했습니다.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아파트를 지을 때 분양권을 팔아 건설하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런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상 자본주의 방식으로 살림집 건설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 재산으로 인정하는 “소유증”만 발급하지 않았을 뿐, 개인이 살림집을 사고 팔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럴바엔 차라리 개인이 돈을 내고 산 집인 만큼 법적으로 소유권을 인정해주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살림집 사용허가증”을 “살림집 소유증”으로 바꿔서 분양권을 판다면 북한주민의 열렬한 호응을 받을 텐데 말입니다. 

북한 당국은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개인 소유가 있을 수 없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지만, 오늘날 북한에는 사회주의라고 말할 만한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당국에서만 사회주의를 지키자고 구호를 외칠 뿐이지, 주민들은 이미 자본주의방식으로 살아간지 오래됐습니다. 

북한당국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북한주민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껍데기만 남은 “사회주의”를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중국이나 윁남처럼 개혁 개방으로 물꼬를 터 경제를 현실에 맞게 변화시켜야 합니다. 개혁의 첫 걸음으로 “살림집 소유증”을 발급하는 건 어떤지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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