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기르는 건 개개인에 맡겨야

등록일 2019.06.28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를 전 군중적 운동으로 벌리자”는 당의 축산정책에 대해 북한주민들이 상당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데일리NK가 26일 보도했습니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이후에 초식가축 사육 정책이 장려되면서 토끼 기르기에 대한 요구가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다시 토끼를 많이 기르라고 하고 있다”며 “그 탓에 산과 들에 풀 원천이 감소돼 주민들의 불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토끼 기르기 과제를 받은 주민들이 토끼먹이로 쓸 아카시아나무 잎을 모조리 따다가 먹이다보니, 잎은 없고 나뭇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오죽하면 이러다간 아카시아를 비롯한 산과 들의 나무들이 자라는데 지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겠습니까.
 
“풀과 고기를 바꾸자”, “집짐승 기르기를 전 군중적 운동으로 벌리자” 등 북한당국이 내놓은 구호나 정책은 이미 70여 년 동안 반복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 구호가 등장할 때마다 “돼지가 풀만 먹겠다고 합데?”라는 예술영화 “이 세상 끝까지” 에 나오는 대사를 따라하면서 조롱하고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됐습니다. 명절 때면 조금씩이라도 주던 고기공급도 없어질 정도로 더 나빠졌으니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이런 구호, 이런 축산정책을 내놓지 않아도 북한주민들은 집집마다 돼지, 토끼, 닭, 특히 최근에는 오리를 많이 길러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이 이상 뭘 더 하라고 토끼 기르기 개인과제까지 내주며 가뜩이나 민둥산인 산을 더 망가뜨리려고 한단 말입니까. 70여년을 시험해 본 것도 모자라 “전군중적으로 축산물생산을 늘일 데 대한 당 정책이 온갖 예비와 가능성을 다 동원하여 짧은 기간에 축산물에 대한 인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하는 정당한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막힙니다.
 
이제라도 바꿔야 합니다. 토끼 기르기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자유롭게 집짐승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생활이 궁핍하니 도둑만 늘어나 살림집 부엌에 돼지를 길러야 할 정도면, 토끼인들 편하게 키우겠습니까. 토끼 기르기 과제요, 전 군중적 운동이요 하기보다는 북한주민들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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