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하는 비핵화, 통할 리 없다는 걸 깨달아야

등록일 2019.03.15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12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이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우라늄 채광과 원심분리기 구매에 집중하고 있으며, 군사적 타격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민간공장이나 비군사 시설을 탄도미사일의 조립과 발사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벌이면서도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할 뜻이 없음을 증명해주는 일련의 증거들이 밝혀진 셈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뒤돌아서서는 이렇듯 뒤통수를 치는 행위를 한 것입니다. 결국 핵무기를 폐기하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고, 한층 더 교묘한 수법으로 유엔 제재를 회피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해 왔다는 것이 이번 유엔보고서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제재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영변의 핵 단지는 여전히 가동 중에 있고 거기다 핵연료 인출 가능성, 원심분리기 구매, 북쪽 국경지대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 개발 의혹까지, 이 정도면 핵실험, 미사일 실험만 하지 않았을 뿐, 모든 걸 다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어느 누가 김정은 위원장이 수차례 내뱉은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믿겠습니까. 오죽했으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6번이나 비핵화를 약속했다. 행동으로 보여줘라’고 말했겠냐 말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얼마 전에 윁남(베트남)에서 있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도 "비핵화 의지가 없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회담에 들어가서는 고철덩어리에 불과한 영변 핵시설, 그것도 일부만 없애는 대가로 유엔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습니다. 결국 연 사흘 동안 기차를 타고 저 멀리 윁남까지 가서 북미 정상회담을 했건만 파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제사회는 북한 당국이 과연 이번 기회에 핵을 폐기할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엔 제재위원회가 이런 빼도박도 못할 증거들을 내놨으니 북한 당국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됐습니다.

이제는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비핵화를 단계별로 해결하겠다는 꼼수는 통할 리도 없고 버릴 때도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이번 유엔 제재위원회 보고서 내용에 대해 적극 해명부터 해야 합니다. 

나아가 ‘완전한 비핵화'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에 있는 모든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를 신고하고 정확한 폐기 일정과 방법부터 합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고, 북한이 바라는 제재도 해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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