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재개는 선심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등록일 2019.01.04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북과 남 온 겨레가 북남관계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당면하게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측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 남녘동포들의 소망, 게다가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라는 말을 들으니 개성공업지구나 금강산관광재개가 마치나 남한기업인들과 남한주민들에게 베푼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크나큰 혜택인 것처럼 들립니다. 기가 막히다 못해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북남경제 협력 사업으로 꽤 잘나가던 개성공업지구나 금강산관광이 왜 파탄이 났는지 몰라서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것은 2008년 7월 11일 금강산에 관광을 왔던 남한여성 관광객 박왕자씨를 조선인민군 초병이 총으로 쏴 죽여서 발생한 것인 만큼 북한당국이 제때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어야 했습니다. 남한 내 여론이 들끓었고 단 한명의 목숨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남한에서는 더 이상 금강산관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죽이고도 사과는커녕 관광객이 군사 경계지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뻔뻔스럽게 뻗댄 북한당국이었습니다.

개성공업지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정부는 성명을 통해 “기존의 대응 방식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계획을 꺾을 수 없다”며 “더 이상 개성공업지구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남한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업지구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개성공업지구의 124개 남한기업에서 일하고 있던 북한 노동자 5만4000명에게 그동안 지급된 노임이 5억6000만 달러인데 10% 정도도 주지 않고 그것마저 쌀, 기름, 사탕가루 등 물자로 줬다는 건 북한주민도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결국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노임을 가로채 김정은의 통치 자금이나 핵·미사일 개발에 악용됐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남한 정부가 김정은을 압박하기 위해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중단하는 조치까지 취했겠습니까.
 
결국 국제사회를 위협하며 안하무인격으로 놀아대던 핵, 미사일 놀음으로 애꿎은 북한주민들만 큰 피해를 봤습니다. 물론 개성공업지구에 들어가 있던 남한기업인들 피해는 막심합니다. 이것이 누구 잘못인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일입니다. 사실이 이럴진대 사과나 재발방지약속은 못할지라도 최소한 남측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이요, 남녘동포들의 소망이요, 거기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라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북남간에 불고 있는 오늘의 좋은 분위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또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재개 등 경제협력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라면 말로가 아닌 실천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그토록 놓고 싶지 않은 북한당국의 핵무기 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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