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 방문에서 배워야 할 것

등록일 2018.11.28

리용호 외무상이 오는 29일부터 베트남, 즉 윁남을 나흘간 방문합니다. 베트남 외무부에 따르면 이번 방문에서 두 나라간 관계와 지역 정세, 베트남 경제 현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합니다. 리 외무상이 베트남 정부에 ‘베트남의 경제발전 전략을 배우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베트남식 방식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두 정상이 베트남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발전 전략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베트남 공산당이 권력을 장악한 채 점진적인 내부개혁과 대외지원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정권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길을 베트남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은 1970년대 미국 및 중국과의 전쟁으로 경제에 무리가 갔고, 1978년 캄보디아를 침공하면서 미국 및 서방 국가들의 경제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자 1980년부터 2년간 부분적인 개혁조치를 취했지만 오히려 경제 사정이 더 나빠졌습니다. 결국 베트남 공산당은 1986년 제6차 당대회에서 도이머이라는 전면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에 따라 농업개혁이 진행됐고, 국영기업을 개혁했으며, 적극적인 대외 개방 정책을 통해 외국의 투자를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1992년 헌법에 시장경제 도입을 명시함으로써 상품 거래나 기업 활동에서 자유를 보장해 나갔습니다.

베트남이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건 내부개혁도 한몫을 했지만, 대외관계를 개선해 외국인 투자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중요했습니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벌였지만 경제발전을 위해서 1990년부터 대화를 진행했고, 미국은 1994년에 베트남에 대한 제제를 전면 해제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베트남은 미국과 국교를 수립하게 됩니다. 미국과 관계개선이 이뤄지자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주요 선진국들이 베트남을 원조하고 외국 기업들의 투자도 본격화 되면서 베트남의 경제발전이 더 빨라졌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86년 본격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면서 지난 30년간 베트남 경제는 연평균 6%대 중반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도 1986년 420달러 수준에서 2016년 2385달러로 5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경제가 발전하자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는 베트남 인민들이 늘었습니다. 1990년대 초에는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빈곤상태였지만 2012년 이후에는 빈곤율이 2% 이하로 대폭 하락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베트남처럼 전면적인 개혁.개방 정책은 하지 않고 부분적인 개혁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려고 합니다. 또한 미국과 대화를 시작했지만 비핵화 조치를 미루고, 최근 미국과의 고위급 대화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외관계 개선에 필수적인 북미관계도 진전이 없고, 경제발전에 필요한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조치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리용호 외무상이 베트남을 방문한다면 전면적인 개혁개방 정책이 왜 필요한지, 한때 적이었더라도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대담하게 개선한 베트남의 실용주의를 배우고 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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