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기술자만 잡아서야 되겠는가

등록일 2018.11.09

최근 데일리NK가 성진제강연합기업소 기술발전 부기사장이 지난 1일 해임, 철직돼 가족과 함께 무산광산 노동자로 쫓겨났다고 전했습니다. 이유는 철강생산량 국가계획을 3년간 미달한 책임이 전적으로 기술발전을 담당한 부기사장에게 있다고, 연합기업소 당위원회가 최종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해임 철직된 부기사장은 김책공업종업대학을 졸업한 후 김책 제철소에서 주체철을 개발하는 현장기사로서 공로를 세워 국가수훈까지 받은 우수한 기술자였고 인정받는 수재였습니다. 이랬던 그가 어째서 이처럼 혹독한 처벌을 받은 것이겠습니까.
 
그것은 한 마디로 부기사장한테 ‘빽’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뒤를 받쳐줄 세력도 없을 뿐더러,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소위 “배경”도 전혀 없었기에 고스란히 혼자서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국가계획량을 달성 못한 책임은 공장의 최고지도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당위원회가 누구보다 책임을 먼저 지는 게 마땅합니다. 권한만 쓰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면 당위원회가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또한 공장 운영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면 성진제강연합기업소 지배인이나 기사장이 져야 한다는 건 북한 주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배인, 기사장은 접견자라 당위원회에서 함부로 처리할 대상이 아니고, 부지배인들은 생산경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이유로, 또 생산 부기사장은 아들이 현재 추격기 비행사라는 이유로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결국 아무런 빽이 없는 기술발전 부기사장이 걸리게 된 겁니다. 제강소 일군들과 노동자들 속에서 ‘아까운 기술 인재가 힘이 없어 억울하게 밀려났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가계획 생산량을 미달한 기업소가 여기 성진제강소 한 곳 뿐이겠습니까. 무산광산을 비롯한 북한의 거의 모든 기업소들이 똑같은 처지입니다.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 때문에 생산에 차질이 생겨 국가계획량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쯤은 누구라도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생산미달의 주요 원인인 유엔제재를 풀 생각을 해야지, 애꿎은 기술자를 잡는 것도 모자라서, 가족까지 추방시켜야 되겠습니까.

북한 당국은 생사람을 잡을 생각 말고, 철강생산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 즉 유엔제재를 해결할 수 있는 대담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에 지금까지 개발한 핵과 미사일 목록을 넘기고, 비핵화 조치에 들어간다면 제재가 풀려 철강 생산량 국가계획을 그쯘히 달성할 수 있습니다. 빠른 비핵화 조치가 생산도 늘이고(늘리고) 북한경제를 살리는 첫 걸음이 된다는 점 명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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