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을 정치화하지 마라

등록일 2018.07.06

지난 3일, 판문점에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남측 250명, 북측 200명에 대한 생사확인 의뢰서 교환이 이뤄졌습니다. 이 의뢰서에 따라 남과 북은 이산가족의 생사와 주소를 확인한 후 오는 25일 회보서를 교환하고, 내달 4일 100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해 교환할 예정입니다.


2015년 10월 이후 끊어졌던 이산가족상봉이 재개됐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제한된 규모로, 그것도 큰 선심이나 쓰듯이 어쩌다가 한번 열리는 행사만으로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기 어렵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이산가족상봉이 계속 이어진다면 백 년이 넘게 걸릴지도 모릅니다. 단 한번만이라도 만나봤으면 하는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분이 대부분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산가족상봉을 정치화하려는 북한당국의 지시입니다. 북한 당국은 상봉 대상자로 당성이 투철하고 어떤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추호의 동요와 변함이 없이 오직 당의 방침관철의 제1선에서 모든 것을 다 바친 정수분자들로 구성하라는 지시문을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물론 지난시기도 똑같았습니다만 이번에도 “월남자 면회대상 선발원칙”이라는 당의 지시문에 따라 이산가족상봉 대상자를 뽑았다고 합니다.

각 지방당위원회에서 검토 선발된 대상자들을 해방산 여관에 집결시켜 닷새 동안 평양시 견학을 조직하고 면회강습을 5일 동안 진행할 것 등 이번 이산가족상봉에 선발된 사람들을 철저히 사상교육 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니 이산의 한을 풀어주자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를 정치행사장으로 만들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참가한 북한 측 참가자들의 얼굴이 어째서 하나같이 그늘지고 굳어져 있었는지, 게다가 위대한 원수님의 품에서 아무 근심걱정 없이 잘 살고 있다고 하는 등 하나같이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상교육을 얼마나 호되게 받았으면 저럴까, 안타까움마저 들었습니다. 북한 땅,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산가족상봉을 하는데 무엇이 두려워 감시의 눈을 떼지 못하는지, 어째서 정치선전장으로 만드는지 묻고 싶습니다.

북한당국은 이번에 진행되는 이산가족상봉장에서는 이와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말아야 합니다. 70여 년을 떨어져 살았던 이산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나눌 수 있도록 감시하는 성원이 한 탁에 앉히는 것과 같은 졸렬한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앞으로는 지시문을 내려 보내고 사상교육을 주는 등 이산가족상봉을 정치적인 행사로 변질시키려는 행위는 그만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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