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그의 지도자상(象)으로 평가해 보다.

등록일 2018.06.01

정교진 연구교수(고려대 북한통일연구센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 북한 시 하나 읽어드리겠습니다.
김정은 수령형상화 시입니다.
시가 너무 길어 많은 부분을 생략했습니다.
 
제목 “태양조선 만만세”
 
승리 대승리!
만세 만만세!
온몸이 피를 끓이는 전승의 희열속에
<화성 –15>의 폭음에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양키제국을
비겁한 추종세력들의 꺼매진 낯빛들을
 
악몽에 몸서리치라 악마의 나라 미국
절망에 허덕이라 너 늙다리 트럼프야
폭제의 핵몽둥이를 휘두르며
인류에게 굴종을 강박하는 미제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려버릴 조선의 의지
멸적의 불번개되여 날아올랐다.
 
<화성-15>의 승전폭음은 선언한다
조선을 건드리는자
지구상 그 어데 있건 천벌을 면치 못함을
이는 세계제패를 망상하는 미국을
정의의 핵으로 다스리시는
천출명장 김정은 장군의 최후통첩!
 
오, 국가핵무력완성의 력사적대업을 빛나게 실현하신
만고절세의 영웅 김정은장군 우러러
인민이 터치던 그날의 환호성
오늘도 2월의 하늘가에 메아리친다.
만세 만세 위대한 태양조선 만만세!
 
시 내용을 통해서 아시겠지만 이 시는 화성15호가 발사된 작년 11월 29일 바로 직후가 아니라 올해 2018년 2월 달에 지어진 시입니다. 이 당시는 김정은이 남북한 관계개선을 들고 나와 북한 측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해 우리남한을 방문하며 한층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는 당시 그때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의 월간지인 <조선문학> 2월호에 실린 것으로서 매우 북한에서 공신력 있는 시 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당시 북한내부 분위기를 대변해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4월 20일, 당 중앙위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어 <핵·경제병진노선>을 경제건설 총력집중이라는 노선으로 바꾸며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를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핵폐기 선언이 아니라 핵동결 조치였음을 결정서 첫째 항과 네 번째 항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첫째 항은 북한이 핵무력을 완료했다는 공포였고 넷 째항은 절대 핵포기는 NO라는 방점을 찍은 것입니다. 넷 째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절대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5월 24일, 풍계리 핵 시험장 폭파는 북핵 폐기의 첫 단추가 아니라 북핵 동결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후 북한언론 매체에서는 북핵포기가 아닌 ‘핵시험 전면중지’라는 용어만 내세웠고 핵 포기라는 단어는 어디 한군데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김정은의 지도자이미지, 상징을 집중 연구하는 학자로서, 2018년도 들어서 최근에 이르기까지 비핵화와 관련된 김정은의 지도자상(象)이 생성되었는지 관찰해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것과 연계된 지도자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비록, 2018년에 김정은에게 ‘평화의 수호자’라는 새로운 지도자상이 부여되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을 ‘사랑과 믿음의 전쟁철학론을 제시한 위대한 대성인’에 연결시키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의 ‘평화’는 전쟁을 통해 미제국주의의 압제 하에 있는 남조선을 해방시키는 것을 가리킵니다.
북한주민여러분. 여러분은 ‘평화’ 소리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지요. 자동적으로 남조선해방을 떠올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김정은이 비핵화의지를 표면적으로 보이고 있지만 그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도 핵무력, 핵강국과 연동되는 김정은의 대표적 지도이미지, 상징은 ‘위대한 태양’, ‘세계의 태양’이었습니다. 또한, ‘백두산 령장’, ‘천출령장’, ‘백두산 장군’이라고 김정은을 대대적으로 칭송하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것처럼 이것들은 핵무력, 핵강국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지도자상입니다.
 
김정은은 2014년 국가목표를 ‘백두산 대국’으로 선언하였고 2015년에는 백두산 정상에 올라 백두산 대국의 완수는 핵 무력으로만이 실현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 후, 2017년 8월에는 조모 김정숙을 내려앉히고 자신이 ‘백두산 3대장군’으로 등극했습니다. 2005년부터 김정숙이 백두산3대장군 반열에 올랐고, 그 후 대대적으로 선전되어 여러분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알고 있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부작용을 무릅쓰고 김정은이 그 자리에 오른 것은 ‘백두산 대국’ 위업달성의 주체, 당사자가 되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백두산 대국은 아직 미완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봅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그 등에 지고 있는 핵을 내려놓는 다는 것은 만무(萬無)하다고 봅니다. 여전히 북한매체 및 문학작품들에서 핵 강국에 대한 내용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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