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가?

등록일 2018.05.16

북한 당국이 오늘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새벽 3시, 보도를 통해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소동과 대결난봉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한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북남고위급회담 중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달 11일부터 25일까지 한국과 미국 공군이 연례적인 방어훈련인 ‘맥스 쎈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영국주재 공사였던 태영호를 국회 마당에 내세워 그 무슨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북남고위급회담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게 하려면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태영호 전 공사 같은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을 내세워 김정은을 반대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게끔 남한당국이 강력하게 통제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한미연합훈련이 11일부터 진행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한미 군사훈련이 예년 수준으로 진행되는데 대해 연례적이고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는 점도 충분히 이해했던 사안입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14일 국회에서 김정은을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 역시 남한정부가 막을 수도, 간섭할 것도 못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거기다 자신이 쓴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의 증언” 책에 대한 출판기념 간담회를 열었고 그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하는 등 ‘반 김정은 발언’을 했다고 한들 그게 북남고위급회담을 취소할 만큼 큰 문제겠습니까.
 
결국 북남고위급회담을 회담 당일에 전격 취소한 진짜 이유는 딴 곳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마침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북한의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김계관은 16일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을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그런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북미정상회담도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미국 고위관료들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미싸일,생화학무기의 완전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꺼리낌없이 쏟아내고 있다"며 “대화상대방을 심극 자극하는 망발"로 규정했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은 비핵화를 제대로 하기 싫어서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남북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중지한 것입니다. ‘완전한 비핵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판문점에서 남쪽 동포들과 전 세계에 약속한 것입니다.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하지 말고 과감하게 비핵화를 실천하고, 판문점 선언 이행과 곧 있게 될 북미수뇌상봉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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