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고립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등록일 2017.02.28


이어서 <조선노동당원들에게 보내는 글>전해 드립니다. 이번 시간에는 <외교적 고립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라는 주제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김정일의 장남이자 김정은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 암살사건의 여파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번 암살에 북한 국가보위성과 외무성 일꾼들이 관련됐다고 밝혀, 국가에서 벌인 조직적인 범죄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말레이시아 당국은 철저한 조사 끝에 김정남 암살에 국제사회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화학무기인 VX신경가스가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의 무모한 암살놀음에 북한이란 국가 자체가 국가적 범죄집단으로 낙인찍히게 됐습니다.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냉랭합니다. 자국 땅에서 이런 테러가 발생한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말레이시아 당국의 조사결과가 조작된 것이라며 악의적인 비난을 일삼은 말레이시아주재 북한 대사의 처신은 여론을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이해는 갑니다.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평양으로 소환돼 숙청될까 우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렇다 해도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현지 당국을 비난하고 조작 운운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심각한 문제이고 결국 국가의 이익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말았습니다.
 
또 3월 초로 예정됐던 미국과의 대화도 김정남 암살로 무산됐습니다. 당초 북한 외무성 간부들은 3월 1일과 2일 뉴욕을 방문해 미국의 학계 및 전문가들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습니다. 트럼프 정부와의 직접 대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북한과 미국의 대화통로를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미국을 방문하려는 외무성 간부들에 대한 입국사증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김정남 암살에 북한 외교관들이 연루된 상황에서 대화를 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도발에 매우 화가 났으며 대화를 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도 김정남 암살 직후입니다. 또 중국은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규탄에도 적극 동참했습니다. 유엔 제재를 교묘히 회피하는 북한 당국의 행태가 무책임하고 도발적이라고 비판하고 엄격한 제재이행을 다짐하는 회의였습니다. 중국의 강력한 제재 동참이 예상됩니다. 이에 맞춰 유럽연합은 유엔 제재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대북제재방안을 발표하고 다음 달에는 독자적인 추가 제재까지 밝힐 계획입니다. 김정남 암살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으로 조성된 북한의 정치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결정적으로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열어제껴야 합니다. 방법으로는 우선 이번 사건을 일부 모험주의,맹동주의에 빠진 간부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꼬리를 자르는 방안이 있습니다. 김정일도 지난 2002년 일본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일부 맹동분자의 소행이라고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김정은도 이번 사건이 자신의 지시가 아니라 충성분자들의 과격한 행동이라고 인정하고 이들을 북한 내에서 엄중하게 처벌한다면 국제사회의 분노도 조금은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김정은이 이런 방법을 쓸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간부들의 동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감한 대화공세를 펼쳐 분위기를 일거에 전환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대화를 한 번 해보자는 수준으론 어림도 없습니다. 적어도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겠다는 차원의 선언과 함께 6자회담이든 미국과의 직접 대화 이든 적극적인 대화를 제의한다면 국제사회도 대화를 고려해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앞으로 테러행위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이번 사태로 우려를 낳고 있는 화학무기의 폐기도 검토하겠다고 밝혀야 합니다. 국면을 전환시키려면 과감하고 대담하게 해야지 어설프게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 있습니다. 시간은 북한의 편이 아닙니다. 이번 사태를 지금처럼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고 방치할 경우 북한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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