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 한국에서 보내는 편지, 세번째 - 리광명 편

등록일 2017.01.29


- 2007년 청진에서 탈북한 리광명 씨의 편지입니다.


뵙고 싶은 아버지 어머님께 드립니다.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십니까?
서울에서 불효막심한 아들 광명이 10년 만에 편지를 드립니다.
이렇게 펜을 들고 인사의 말씀을 드리자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떠나올 때 이렇게 오랜 기간 찾아뵙지 못할 줄도 모르고 인사도 드리지 못한 이 아들을 용서하여주십시오.

저는 한국에 와 현재 수도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올 때는 혼자의 몸이었지만 지금은 같은 고향의 여자를 아내로 맞아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두만강을 건너 낯선 중국 땅에서 헤매 일 때만 해도
저에게 이처럼 행복한 삶이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제가 바라던 꿈이 이루어지니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형님, 동생들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서울은 갑자기 닥쳐온 추위에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그러나 가스보일러로 난방을 보장하고 쿠쿠 전기밥솥으로 밥을 해 먹으면서
아무런 걱정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추위가 닥쳐오니 고향의 집 걱정이 생깁니다.
겨울철 난방용 땔나무와 석탄을 준비하셨는지요?
3년 전 아버지가 대한 추위를 마다하고 땔나무하러 산에 오르셨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너무 가슴 아프고 안타까워
며칠을 밤잠을 자지 못했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가슴이 떨립니다.
여기 한국에서는 뇌졸중 같은 병은 잘 치료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의료기술이 발전하여 웬만한 병은 다 고칩니다.

거리에서나 시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부모님 같으신 연세의 어르신들을 보면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간절합니다.
제가 좀 더 일찍이 부모님들을 한국에 모셔왔으면
건강한 몸으로 생활하시면서 손자의 손목을 잡고 산책도 하시겠는데 말입니다.
다 불효하고 구실을 못하는 이 아들 때문에 부모님들이 추위와 식량난에서 고생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하면 못난 아들의 잘못이 덜어질 수 있을까요?

제가 한국에 와보니 많은 분들이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들과 형제들을 위해
훌륭한 일을 힘차게 하고 계십니다.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이나 사람들이 사는 삶을 제대로 전해줄까,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진실 된 정의의 목소리를 전달할까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면서
정열을 불태우는 남한의 훌륭한 분들의 모습에서 통일의 그날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추운 겨울이 물러가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반드시 오듯이
김정은 독재가 아무리 서슬 퍼렇게 날뛴다고 해도 자유와 민주의 봄은 반드시
고향땅에 찾아올 것입니다.

오래지 않아 음력설이군요. 간만에 형님과 동생들이 부모님들을 뵈려와 한자리에
모여 앉겠군요. 준비하신 맛있는 음식과 술 한 잔 드시면서
이 아들 이야기도 해주세요.

힘들고 지친 삶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마시고 부디 건강을 돌보시면서
이 아들을 기다려 주십시오.
저도 우리 민족의 소원이고 우리 가족의 염원인 통일의 그날을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서울에서 아들 광명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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