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부 식량문제 해결방안

등록일 2011.08.07


안녕하십니까? 조선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조선 경제, 어디로 갈 것인가’ 시간의 송현정입니다. 오늘은 조선 경제의 발전방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의 식량난은 고난의 행군 당시 300만의 인민이 굶어죽으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미 1980년대부터 식량생산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남조선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조선 경제의 현황과 전망’의 설명입니다.

“북조선의 식량난은 1970년대 중반 도입되였던 이른바 ‘주체농업’이라는 ‘북조선식 농업정책의 실패, 사회주의적 집단영농생산방식으로 인한 농업생산력의 침체 등으로 이미 1980년대 중반 경부터 진행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1980년대에도 북조선의 식량생산량은 평균 415만 톤 정도에 불과하여 정량 배급기준으로 이미 평균 200여만 톤 정도의 부족현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조선의 식량난이 당국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자연재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농업정책의 실패에서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90년대 중반 발생한 고난의 행군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식량난을 면할 수 없다는 준엄한 경고였습니다. 그런데도 김정일 정권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도는 마련하지 않고 굶주리는 인민들을 내세워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인 지원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량 아사는 겨우 면할 수 있었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늘 굶주림과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허덕이며 십수 년째 고난의 행군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외부의 지원에만 의지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조선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한 토론회에서 제성호 남조선 인권대사의 지적입니다.

“북조선의 식량난은 주체농법의 모순에서 비롯되는 구조적인 것이다. 근본적인 농업체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외부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북조선으로 하여금 농업체제 개혁 및 자구책 마련을 촉진하는 방향에서 원칙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근본적인 농업체제 개혁이 없는 한 아무리 많은 지원을 하더라도 식량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에서도 이미 립증된 사실입니다. 결국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처방, 즉 농업정책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렇다면 조선의 농업 개혁의 구체적 방도는 무엇일까요? 이미 개혁개방을 통해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중국과 윁남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입니다. 중국은 한때 대약진운동을 통해 집단주의적 농업생산을 고수하다가 3천만의 인민이 굶어죽는 비극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13억4천만 인민들의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1979년, 인민공사가 주도한 협동농장 방식의 농업제도를 개혁하고 농민들에게 농산물 처분권한을 줘 근로의욕을 높인 것이 핵심이였습니다. 자유아세아방송과의 접견에서 박정동 인천대학교 교수의 설명입니다.

“중국 농민들은 인민공사의 작물이라면 뭔가 자기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 일 같은 기분이 들어 농산물이 썩어나가도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 일 같아 적당히 하고 만다. 하지만 자기 텃밭 농사는 자기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열심히 일했다는 것이다. 78년 이전에 집단농장 그리고 인민공사 체제에서 야기된 근로의욕의 상실을 중국은 농업생산 책임제를 도입해 획기적으로 개혁했다는 것이 중국 개혁의 첫 번째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농기계나 비료의 사용 증가 등 다른 요소를 제외하고 이러한 제도개혁을 통한 중국 농민들의 의욕향상으로만 1984년까지 중국 농업 생산량이 무려 40%나 그 이전보다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에 교훈을 얻은 중국 당국은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의 의욕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점차적으로 개혁을 확대합니다. 처음에 1년에서 3년밖에 안 되던 토지 사용권 임대기간이 15년과 30년으로 늘어나더니 2008년에는 아예 70년으로 기간을 대폭 늘리고 사용권에 대한 거래까지 허용했습니다. 윁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리한 집단농 정책으로 생산이 줄어들면서 1970년대 중반부터 윁남은 극심한 식량부족 현상을 겪습니다. 그러자 윁남 지도부는 잘못된 집단주의적 농업정책을 포기하고 개혁에 나섭니다. ‘7.1 조치 이후 북조선의 농업개혁과 과제’란 론문에서 통일연구원 최수영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윁남의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정책 아래 농업부문에서의 주요 정책으로 ‘입찰방식 생산계약제’가 도입되었다. 농지의 일부는 가족 수에 비례하여 분배하되 나머지는 입찰에 의해 배분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영농 경험과 자금력 있는 농민이 토지를 대량 소유함으로써 농기계 사용 및 농업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토지사용 계약기간이 종전 5년에서 20년으로 장기화됨으로써 토지개량 투자가 가능해졌고, 농민은 수확량의 40에서 50%를 분배받게 되어 농민소득이 종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윁남도 ‘토지리용법’을 통해 농민들이 토지를 거래하거나 상속할 수 있게 보장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자급자족의 수준을 넘어 2009년 600만 톤의 쌀을 수출한 윁남은 세계 2위의 쌀 수출 국가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중국과 윁남의 경험은 조선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방도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이들 두 나라는 결코 급진적인 개혁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 점차적으로 개혁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조선의 농업제도 개혁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수영 연구원의 지적입니다.

“북조선의 농업개혁은 경제체제 내의 변화와 경제체제의 근본적인 변화 단계로 구분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1단계에서는 협동농장의 자률권을 확대하고, 농민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확대하여 로동에 따른 분배가 확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개인 소유의 범위를 확대하고 개인 영농활동을 인정하며, 토지의 국가소유를 근간으로 농민의 토지사용권을 보장한다. 2단계에서는 토지사용권에 대한 각종 권리를 인정하고 사유재산권과 농민의 경제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배급제를 폐지하고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류통체계를 확립해 국가에 의한 독점적 공급체계를 경쟁체제로 전환한다.”

식량문제의 해결방도는 이미 답이 나와 있습니다. 식량을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리용하는 김정일 정권은 더 이상 개혁을 바라는 농민들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경제특구 건설을 통한 경제재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 경제 , 어디로 갈 것인가?’를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참고 및 인용자료>
조선 경제의 현황과 전망 - 통일연구원
토론회 발제문 - 제성호 인권대사
자유아세아방송 접견 내용 - 박정동 인천대학교 교수
7.1 조치 이후 북조선의 농업개혁과 과제 - 통일연구원 최수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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