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등록일 2015.06.30


어릴 때 북한에서 보던 외국영화나 한국을 무대로 한 영화에서는 커피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대개가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얘기를 나누거나 비 뚝뚝 떨어지는 창가에서 누군가를 그리며 홀로 커피를 마시는 서정적인 장면들이었다. 그래서인가, 커피, 하면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떠오르고 그런 생활이 있는 외부세계가 부러웠다.

하지만 커피와 관련한 그 상상은 한국에 와서 많이 깨졌다. 한국에서 커피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 보다는 누구나 아무 때든 즐기는 대중음료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물론 분위기 있는 카페들도 있고 그 곳의 커피향이 좋아 커피 전문점만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일부일 뿐이고 한국에서 커피는 누구나 허물없이 나눠 피우는 담배와도 같은 것이다. 어느 집을 찾아가도 커피를 대접을 수 있고 공공장소에는 아무 때나 커피를 뽑아 마실 수 있는 커피자동판매기도 있다. 식당이나 회사들에도 항상 커피가 준비되어있어 원하는 대로 언제든 마실 수 있다.

한국도 먹고 살기 힘들었던 옛날에는 커피가 사치였고 그래서 누구나 못 가는 커피다방은 대체로 조용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커피문화는 점점 활기차고 대중적인 것으로 진화하였다. 암튼 누구나 부담 없이 커피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잘 살게 된 것은 좋은 데, 반면에 옛날의 조용하고 분위기 있던 커피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듯해서 좀 아쉽기도 하다.

그건 그렇고, 북한에서 살 때 우리 옆집에 찾아오곤 하던 커피 아저씨가 생각난다.

<중략>

댓글 (총 0 개)
 
덧글 입력박스
덧글모듈
0 / 1200 by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