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등록일 2015.03.24


화장품을 사러 갔다가 덤으로 거품목욕제를 받았다. 오랫동안 자기네 화장품을 사준데 대한 보답이라는 것이다. 함께 갔던 작은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목욕을 하겠다며 난리다. 그리고는 욕조 가득 물을 받아 들어가더니 거품목욕제를 풀어놓고 신나게 물장구를 친다. 그 바람에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거품들, 문득 북조선에서의 기억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세상이 아빠, 엄마가 전부인줄만 알았던 철부지 꼬마시절, 빨래하는 엄마 곁에는 부글부글 일어나는 비누거품들을 바라보며 마냥 신기해하는 내가 항상 붙어있었다. 좀 커서는 세숫비누 한 장과 손수건을 가지고 아파트 공동수돗가로 나가 거품놀이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중에 대학 정치경제학 시간에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배우면서 거품경제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다. 어릴 때의 거품놀이때문인가, 용어자체가 꽤 흥미 있었다. 강의내용은 자본주의 경제가 겉보기엔 좋아 보이지만 내막은 한심한 거품경제다, 절대다수 인민은 점점 못살고 자본가들만 잘 살게 되는 착취경제다, 이러루한 것이었다.

거품은 꺼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때문에 경제학에서 거품경제는 실제보다 많이 부풀어졌을 뿐 알속이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도 과거 부동산 거품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았고, 남조선도 그런 현상이 있다. 자본주의의 이런 부정적인 면만을 골라 북조선당국은 주민들에게 자본주의에 대해 항상 왜곡되고 기만적인 내용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분명 거품경제는 좋은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동전의 량면이 있듯이 거품경제라고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여기 남조선에 살면서 일상적으로 이런 말을 많이 듣는다.

“저 화장품 완전 거품이야”,  “휴대폰료금 거품이 너무 많은데,”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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