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넷째주 북한 내부 소식

등록일 2014.08.20


진행: 네. 매주 수요일에 보내드리는 ‘주간 북한 소식’ 시간입니다. 김민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 : 네, 안녕하세요.

진행: 지난 한 주간 북한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김: 북한 신의주시에 건립된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에게 동을 강제로 거둬들였다는 소식, 새 5천원권 교환에 시큰둥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 돈 있는 사람들에게 꽃제비 양육을 조건으로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 하나씩 살펴볼까요? 김정일이 죽고 난 이후에 전국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을 새로 만들어 왔는데요,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도 동상이 건립됐다고요?

김: 네. 지난달 25일에 제막식을 가졌는데요, 동상이 세워진 곳은 신의주역 광장입니다. 이 곳은 중국 단둥(丹東)으로 나가는 신의주 세관과 외화상점, 압록강호텔이 있습니다. 동상 건립 소식을 북한 선전매체를 통해서도 보도가 됐는데요, ‘도(道)안의 인민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충정의 한마음을 안고 짧은 기간에 최상의 수준에서 모셨다’, ‘동상을 신의주시에 높이 모신 것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을 실현해 나갈 평안북도 인민들의 절대불변의 신념과 의지의 발현’이라고 소개했었습니다.

진행: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주민들에게 강제로 동을 바치라고 했다면서요?

김: 네. 신의주에서 지난 6월부터 충성자금 명목으로 동 수집이 깜빠니아적(캠페인)으로 진행됐습니다. "영문도 모르던 주민들은 동상 제막식이 진행된 후에야 동을 강제로 거둬들인 이유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번 동 수집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 집중됐으며, 당의 주도 하에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별로 진행됐습니다. 이렇게 강제로 모인 동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 제작을 담당하는 만수대창작사로 보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 보통 충성자금은 돈으로 내는 것 아닌가요?

김: 매번 충성자금은 현금으로 내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이번 동 수집 운동은 무조건 기한 내에 현물(동)로 내라고 포치(지시)가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매년 충성의 외화벌이를 할 때도  금, 동, 토끼가죽, 약초 등 현물로 바치거나 시장 판매가로 계산해 현금을 바치는 것이 관례였는데요, 무조건 현물, 동을 바치라고 해서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급작스런 동 수집 운동으로 신의주시에 현물이 모자라 동 가격이 올라 거꾸로 무역일꾼들이 단둥에서 동을 구매하는 이전에 없던 일이 있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진행: 신의주시 동 가격이 크게 올랐겠네요.

김: 네. 신의주 내 동이 부족해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100g당 9000원이던 가격이 1만 3000원까지(4천원) 올랐다. 1인당 200g을 올렸으니 약 2만 5000원 정도로 쌀 5kg(1kg당 4500원) 이상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진행: 이 동상이 신의주역 광장에 건립된 이후 주민들, 불만이 많다면서요?

김: 네. "동상이 새로 들어서기 전에는 많은 사진사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어주며 돈을 벌었다"면서 "지금은 허가를 받은 사진사만이 결혼식을 비롯한 사적지방문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다고 하는데요, "동상이 들어서면서 (동상) 경비사업으로 광장 주변에 대한 장사통제가 심해졌다"며 "(김정은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들어오더니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진행: 죽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살아 있는 인민들을 괴롭히는 현실, 빨리 좀 바꿔야겠습니다.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새로 발행된 5천원권이 교환되고 있는 데 주민들 시큰둥하다고요?

김: 네. 이달 1일부터 새롭게 발행한 5000원권 지폐를 옛날 지폐와 바꿔주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 새 지폐로 교환하라고 중앙은행 지시가 인민반별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주민들은 무관심합니다. 2009년 화폐교한 이후 북한 화폐 가치가 추락하면서 주민들은 외화로 일상적인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5천원권을 별로 쓰지 않습니다. 5천원이 북한 화폐에선 최고 액수이지만 1달러가 북한돈 8천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외화에 비교했을 때 가치가 형편없고, 사람들은 북한돈 5천원 보다는 달러나 인민폐를 보유하려고 합니다. 때문에 새로운 5천원권 교환에 관심도 없고, 교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바보취급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진행: 새로운 5천원권이 나온다고 했을 때 주민들이 관심을 가졌다고 하던데, 지금은 무관심한 이유가 뭔가요?

김: 새 5천원이 발행됐다고 했을 땐 교환 비율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약간의 혼란이 있었습니다. 5년 전 화폐교환의 악몽이 떠올라서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런데 1:1로 바꿔준다는 말을 듣고 잠잠해졌습니다. 사실 관심을 가졌던 사람의 경우는 조선돈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사람들이었을 텐데, 화폐교환 이후 조선돈은 휴지조각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조선돈을 보유한다고 해도 필요한 액수만 보유를 하고, 대부분 외화를 소지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화폐교환을 하든 말든, 주민들은 외화만 있으면 든든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 5천원권이 발행이 되는 말든 관심이 없습니다.

진행: 그런데 북한 화폐가 그 정도로 가치가 추락했나요?

김: 이미 북한 장마당에서는 작은 규모의 거래에도 외화가 쓰이는데요, 북한돈으로 700원 하는 두부 한 모를 살 때도 달러를 내야 합니다. 북한의 주요 도시에 있는 시장에서는 잔돈까지 외화로 받습니다. 달러나 인민폐가 아니면 장사꾼들이 받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의 화폐는 휴지조각이 됐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진행: 네. 마지막 소식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꽃제비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던데, 김정은이 올해 초부터 고아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을까요?

김: 관련이 있긴 한데요,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상반됩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꽃제비들은 각 지역 인민위원회 산하 927상무조가 임시거처인 ‘방랑자 숙소’에서 관리를 하다가 최근 김정은의 지시로 애육원에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정은이 올해 초부터 애육원을 직접 방문해서 고아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죠. 그렇다고 애육원 운영 자금을 제대로 주거나, 꽃제비들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 건 아니라고 합니다. 김정은의 행보는 ‘길거리에서 꽃제비를 없애야 한다’는 말없는 압력이 돼서 각 지역 간부들이 알아서 꽃제비들을 줄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거리나 시장에서 꽃제비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진행: 지역 기관에서 꽃제비들을 어떤 방식으로 줄이고 있습니까?

김: 먼저 돈이 많이 돈주들을 이용합니다. 이들이 ‘방랑자 숙소’에 있는 꽃제비들을 일부 책임져주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는데요, 예컨대 인민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개인식당의 경우 월 수입의 10%를 당국에 바쳐야 하는데, 꽃제비를 키우는 주민이 식당은 운영할 경우 세금을 안 바쳐도 되고, 당의 추천으로 전기까지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혜택을 노리고 한 40대 여성 돈주는 꽃제비 30명을 데려와 집에서 키우면서, 단고기집 운영권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꽃제비를 수용한 애육원의 경우는 인민위원회가 운영자금을 주는 게 아니라 도(道) 무역부가 보장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도 무역부는 고아들을 직접 양육하는 무역일꾼에게 무역을 확대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꽃제비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진행: 꽃제비들의 경우 부모를 잃고 떠돌기 때문에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돈벌이를 조건으로 꽃제비를 양육하도록 하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김: 실제로 애육원이나 돈주·무역업자들의 꽃제비 수용이 '자원봉사' 개념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데려온 꽃제비들을 돼지 축사에서 일을 시키다 병이 들면 이들을 치료하기 보다는 애육원을 통해 건강한 아이들과 교체하려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처벌되지도 않고, (당국도) 가만히 내버려두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육원 직원들도 월급을 못 받는 상황이라 아이들에게 개인집 일을 시키기도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무역부에서 지급하는 공급물자는 직원들의 생계와 간부 뇌물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애육원에 배급이 안 나오면서, 꽃제비들 사이에서는 '빌어먹을 때와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 네. 북한 당국의 선전과 실제 현실은 정반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때 이런 선전이 진실을 가렸지만 이제는 주민들도 당국의 선전이 기만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김민수 기자와 함께 한 주간 북한 내부 소식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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