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비극에서 북한 동포들을 구출하자

등록일 2013.08.22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내일은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인데요, 마침 서울에는 오늘 밤부터 비가 내려서 내일 부터는 더위가 한풀 꺾인다고 하네요. 아직 낮에는 덥긴 하지만 밤에는 선선한 바람도 불고 풀벌레 소리도 요란해져서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요즘 서울에서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들이 방문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식을 들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조사위원회는 올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표결 처리 없이 만장일치로 설치됐습니다. 반인도범죄를 조사하는 유엔 산하 조사위원회가 유혈 충돌이 없는 나라에 설치된 건 북한이 처음인데요, 국제사회가 그만큼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도 기회가 돼서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들과 만나는 자리에 갔습니다. 조사위원은 모두 3명이었는데요, 그들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북한 인권운동을 해왔던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저는 마이클 커비 조사위원회 위원장의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커비 위원장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유엔의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보고서는 많다. 조사위원회가가 단지 보고서 하나를 또 제출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북한 인권 단체들이 이 방법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는 취지였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유엔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단히 마음을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유엔 총회에서 매년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지만 별론 나아진 것 없습니다. 결의안이 통과돼도 유엔이 북한에 대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고, 권고나 제안 정도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유엔에서 임명한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나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현장을 방문해 조사활동을 하겠다고 요청해도 북한 당국이 거부하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참다 못한 유엔 회원국들이 올해 내전 혹은 전쟁시기에 벌어지는 반인도범죄를 조사하는 기구를 북한에 설치를 하게 됐고, 본격적인 조사활동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의미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신문이나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머릿속으로나 이해가 되지 어느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 지는 아직 실감이 안 갑니다. 하지만 큰 의미가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유엔 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이 반인도범죄에 해당하는지, 판결을 내릴 권한이 있습니다. 역사상 반인도범죄로 국제사회의 처벌을 받은 사례를 보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도이췰란드 나치에 대한 재판,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1990년대에 보스니아 내전 때 벌어진 집단학살에 대한 재판 등이 있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북한 당국이 반인도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결론을 낸다면 반향이 클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정치적,외교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고,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처벌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인권 탄압에 앞장서 온 북한 당국자들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야 북한의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는데, 10여년 만에 역사적인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꾸려지게 됐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한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을 9가지 분야로 나눠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용감한 탈북자들의 증언과 북한의 인권을 위해 헌신한 한국 동포들, 그리고 세계의 양심 있는 인사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 한국에 정착한 2만5천명의 탈북자들과 세계의 양심들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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