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등록일 2013.08.12

- 내 생애 봄날, 오늘은 탈북자 최영란 씨 이야기입니다. -

늘 그런 것처럼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중학교에 다니는 큰 아들을 먼저 학교에 보내고, 초등학생인 둘째, 그리고 남은 막둥이를 챙겨 유치원에 보내고 나서야 나는 집을 나선다. 나는 대학생이다. 남편의 아내이자 세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나는 학생인 것이다.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나의 하루는 다들 짐작하겠지만 반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분주하다.

오늘도 역시 그런 날들 중 하루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는데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오는 꽃이 있었다. 하지만 등굣길이라 한 눈 팔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그 꽃을 보게 되었다. 내천에 쌓은 돌담위에 소북이 피어난 이름 모를 꽃송이들, 그들이 나를 반기고 있지 않은가. 척박한 돌담 위에서 이렇게 아름답고 건강하게 자라난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매일 이 길을 따라 학교를 오가면서도 꽃이 피기 전까지는 그냥 잡초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꽃을 피워 내다니, 어려운 환경을 잘 견디고 이겨내어 마침내 아름다운 꽃들을 활짝 피어낸 노고가 참 대견하다.

돌담위에 피어난 이 들꽃들의 처지가 꼭 내 모습인 것만 같다. 내가 원해서 왔든 그렇지 않든지 간에 나는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아무리 좋은 나라라고 할지라도 나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곳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탈북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한국생활을 시작할 땐 마냥 두렵고 불안하기만 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이곳에서 살아가야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저 들꽃처럼. 바람에 실려 돌담위에 떨어진 들꽃은 그곳에 터를 잡기위해 무진장 질긴 싸움을 했을 터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대로, 가뭄엔 목 마른대로 견디면서 오늘의 자기를 만들어 갔을 것이다.

나도 들꽃처럼 살아가고 있다. 탈북자면 어떤가. 이 땅에서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면 그것으로 만족 한다. 아직까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 하기엔 많이 어설프다. 하지만 내가 이 땅에 첫 발을 내 디딘 그 순간부터 나의 새로운 인생은 시작됐다. 동서남북 어디로 발걸음을 떼야 할 지 몰랐고, 어떤 일들이 내 앞에 펼쳐질지 몰라 불안했지만 주저앉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새로운 삶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그렇게 가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바라는 최종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방인이나 다름없는 나를, 우리 탈북자들을 품어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 이 마음으로 언젠가는 나도 이 나라, 이 사회에 유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련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지만 나와 같은 우리 탈북자들의 생각이 바뀌고 또 그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날이 오면 우리도 이 나라의 어엿한 일원으로 서게 될 것이다. 이는 탈북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를 바라며 따뜻하게 품어준 대한민국이 바라는 바일 터이다. 아직 우리들의 시작은 작지만 변화를 받아들이고 발전하는 우리가 이 나라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돌담위에 떨어진 작은 씨앗이 꽃들을 피워내며 나에게 기쁨을 준 저 들꽃처럼, 거창하고 화려한 시작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으로 다가갈 나의 인생, 우리 탈북자들의 당당한 한국정착 이야기를 오늘도 힘껏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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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7천 탈북자들의 한국살이 이야기 “내 생애 봄날”, 오늘은 최영란 씨를 만났습니다.  

18살에 라진으로 사과를 팔러 갔다가 중국으로 시집을 가게 된 최영란씨. 19살에 첫 아이를 낳고 아이가 돌도 안됐을 때, 공안에게 붙잡혀 북송됐습니다. 아이가 눈에 밟혀 다시 중국으로 탈북 하였고, 또 다시 북송될지 모를 두려움에 결국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자유를 찾아서,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 한국에 왔다)  
 
한국행을 결정했을 때 그녀는 둘째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행을 결심한 것인데요, 임신한 몸으로 한국까지 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나원에서 아이를 낳았음. 자유의 몸이 됐지만 아무도 없는 집에 아이와 덩그러니 있는 것이 외롭기도 했다.)

영란씨는 한국에 와서 3개월 만에 중국인 남편을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다행히 남편도 바로 일자리를 잡아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갓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한국 생활 적응을 시작하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이도 키우고 집에서 부업도 하다보니, 한국이 어떤 나라라는 감흥을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정신없었던 영란 씨의 한국생활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셋째 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는데요, 그녀는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요?
(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우면서 나도 쓸모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행복했다)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되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랑씨는 대학에 들어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20대 어린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그녀의 대학생활이 궁금합니다.
(먼저 다가가서 북한 출신이라는 것을 얘기했고, 지금은 농담도 하고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

대학 공부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주면서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됐다)

가족도 없이 쓸쓸한 노후를 맞고 있는 탈북 노인들을 위한 복지관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최영란씨. 영란씨의 아름다운 꿈을 응원합니다. 
(탈북자 출신 노인들을 위해 복지관을 만들면 서로 마음도 이해하고 외로움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CM1 조용필_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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