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이란

등록일 2013.07.29

시간은 정말 유수와도 같다. 세월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지 내 나이 벌써 37살, 고향을 떠나온 지도 15년이 되었다.

23살에 고향을 떠나 7년을 중국에서 살았다. 그리고 짧고도 긴 한국살이도 벌써 8년 째 접어들었다. 지난 시간을 더듬어보면 해놓은 일 보다도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처음 한국 땅에 발을 디뎠을 땐 사상과 문화가 전혀 다른 이곳에서 과연 제대로 적응이나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더군다나 내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언니의 소개로 지금의 애 아빠를 만나 결혼을 하고, 하나 둘 태어나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들이 생겼다. 참 힘들고 고달픈 날도 많았지만 내 가족이 곁에 있어 행복한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철없이 말썽만 부리던 내가 지금은 한 남자의 아내가, 세 아이 엄마가 되었다. 시 부모님을 모시고 한 가정의 맏며느리로 살면서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한지도 이제 2년이 되어 온다. 살림 하랴, 애 키우랴, 일 하랴, 몸이 열 개 라도 모자라고 힘이 든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즐겁다. 이런 내 곁에 항상 시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시어머님은 나에게 있어서 친정엄마와도 같다. 힘들 때나 괴로울 때나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어머니,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어머니께 언제나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런 나를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대단하다고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 살고 있는 수많은 탈북자들이 저마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정착의 성공담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나도 무슨 일을 하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갔다. 그런 내 삶에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성공한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오직 언니를 볼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안고 한국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땐 내 살던 고향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에 당황하고, 현실이 아닌 꿈같기만 했다. 살붙이 하나 없는 우리들에게 아파트와 정착금을 내주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며 보살펴준 한국 정부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 당연한 것으로 알았던 정부의 지원이 우리 탈북자들에게 얼마나 큰 고마움이었고 기회였는지 몇 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그리고 홀로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다른 탈북자들과 비교하면 나에게는 가족이 있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지 모른다. 언제나 앞서 도움을 주고 있는 친정언니와  아빠,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남편과 귀여운 자식들, 자상한 시부모님과 시댁 식구들... 참으로 나는 만 가지 복을 다 누리고 사는 것 같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사는 것만으로 즐겁고 세상의 행복이 다 내 것이 된다.

나도 꿈이 많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이루고 싶은 꿈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집안을 잘 꾸리고, 엄마로서 자식을 올바르고 현명하게 잘 키우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책임을 다 하고 그것을 내 삶의 부분으로 꽉꽉 채워나갈 때 행복할 수 있음을 알겠다.

2만 5천 탈북자들에게 이 땅 대한민국은 분명 낯선 땅이지만 모두 열심히 배우고 당당히 산다면 모두에게 행복의 기회가 반드시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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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7천여 탈북자들의 한국살이 이야기 “내 생애 봄날”, 오늘은 김서현 씨를 전화로 만났습니다.

CM1 에코_행복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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