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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해를 보내며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12-30 18:03

 

어느덧 이 해도 다 가고 올해를 총화짓는 송년회가 열렸다. 근사한 식당에서 돼지 갈비를 구워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 남다르다.

잔마다 술이 채워지고 사장님의 제창하에 건배가 이뤄지고, 올 한해도 모두들 수고 했다며 서로서로 격려하니, 기쁨은 배가 된다.

배불리 다 먹고 나서 또 한차례 거쳐가는 맥주집, 인제야 비로소 진짜 속마음을 터놓을 시간이다. 어지간히 술기운이 오른 팀장님이 드뎌 내 옆자리로 다가오셨다.

팀장 : 정임씨!~ 올 한해도 수고했어요, 앞으로도 변함없이 잘 하길 바래요, 에~(쭈밋거리다가)  정임씬, 참 편한 것 같애, 근데, 그러면서도 도도한 매력도 있어~

순간, 웃음이 왈칵 나왔다. 편한 것 같은데, 편하지 않다는 얘기다. 역시, 한국 사람들은 나쁜 말도 이렇게 잘 포장해서 말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상대의 기분을 살려주면서도 뭔가 정곡을 찌르는 느낌을 준다.

나도 외피를 씌우고 싶지 않는 내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해드렸고 이러쿵 저러쿵 그렇게 서로 쌓여있던 것들을 털어놓았다. 부어라 마셔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덧 마음도 홀가분해지고 팀장님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다.

올 한해 나도 나름 잘 한 것 같아 두 손으로 어깨를 어루만지며 “수고했어”를 반복하며 집으로 향하는 기분 더할 나위없다.

지금쯤 고향에서도 망년회(송년회)를 하느라 사람들이 몰려다니겠지?! 그때 우리 어떻게 했드라? 한 사람당 얼마씩 돈을 거둬가지고 음식거리들을 사서 떡 만들고 반찬 좀 만들고 해서는 모여앉아 놀았던 것 같다. 그때 제일 신났던 시간이 음식 다 먹고 난 후 오락회 시간이었다. 빙 둘러앉아 한 사람씩 일어나 노래부르고, 기타치며 춤을 추고~ 저저마다 재간들을 뽐내며 즐겁게 보냈었지,

한 해를 보내면서 즐기는 일상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오늘도 별 다를 건 없을 것이다. 고향에선 요즘 장성택이 처형되는 사건으로 어수선 할 테지만, 일반 백성들이야 뭐 언제 그런데 신경 쓰겠는가, 물론 낮에는 눈치를 봐가며 이리저리 행사에 끌려 다니더라도 저녁엔 친한 동료들끼리 들키지않게 조용히 모여앉아 춤추며 노래부르며 이 해를 보낼 것이다. 그래야 그나마 고달픈 인생살이 조금이라도 털어버릴 수 있을 테니까,

올 한해 그리도 다사다난하던 김정은인 송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다. 새해엔 또 어떤 일을 벌일지, 어떤 큼직한 사건을 터뜨릴지 머릴 싸매고 끙끙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에잇~ 시*배자식 같으니라구! 내년엔 군부대 시찰에 나가 눈먼 총알에 맞았다는 소식이나 콱 터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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